[ET대학포럼]<40>스마트헬스케어 산업 자생력 확보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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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 패러다임 또한 기존 치료 중심에서 디지털 기반 예방과 개인 맞춤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이 같은 변화는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의료시스템 과부화와 부족한 의료인력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원격협진과 인공지능 기반의 건강관리 등 비대면 의료서비스 수요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디지털·비대면 중심의 스마트헬스케어는 기존의 의료기술, 의료데이터에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시공간 제약 없이 고객에게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의료서비스 제공에 투입되는 사회·경제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진국들은 빠르게 산업생태계를 조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책을 적극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정밀의료, 개인 맞춤형 진료에 필요한 생체정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가 대응 전략으로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산업, 의약·바이오산업 등 유망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마이 헬스웨이 사업' '100만명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 등이 대표 사업이다. 이들 사업의 1차 목표는 진료데이터, 라이프로그데이터, 유전체 데이터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스마트헬스케어 융합서비스는 기술 표준이 아직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법·제도적 제약이 존재해 시장이 제한적으로 작동한다는 한계가 있다. 보건의료데이터의 운영 주체가 사업별로 존재해 통합하기가 쉽지 않고, 현재 스마트 기기에서 수집되는 생체정보를 이용한 의료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의료기기 또는 자가진단 서비스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어 한계가 있다.

현재 부처별로 분절된 연구개발(R&D) 수행체계에서는 개별 사업이 실증사업과 연계돼 지속적 피드백을 통해 발전하기 어렵다. 부처별로 의료기기 또는 정보기술(IT) 기반 의료서비스와 관련된 사업은 다양하지만 실제 중소기업이 매출을 발생시킬 국내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등 자체 레퍼런스 확보에도 한계가 있다. 또 데이터 산업이 의료보험체계 안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급 주체와 소비 주체가 불명확하고, 이에 따라 비즈니스모델도 부재한 상황이다.

데이터 3법 통과 및 디지털 뉴딜 '데이터 댐' 구축 프로젝트 목적으로 의료데이터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데이터 관련 규제는 점진적 완화 추세에 있지만 생태계 활성화 유도를 위한 정부 정책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

개인맞춤형 건강서비스 제공, 스마트 병원 등 스마트헬스케어 산업 발전을 위해 거대한 통합데이터가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개인용 헬스케어 디바이스들의 기술 표준화를 위한 사업추진이 필요하다. 인체 안전성, 신뢰성, 데이터 흐름에 필요한 상호호환성과 정보보호와 관련해 국제 표준화 경쟁력을 확보케 하는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둘째 기존의 분절화된 R&D 성과를 연계·통합하는 서비스기술 기반 R&D 사업이 필요하다. 신뢰성이 확보된 메타 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서비스 플랫폼이 제공돼야 한다. 예를 들어 '성과 이어달리기'를 활용, 기존 데이터 관련 R&D 성과를 확장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을 기획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관련 규제가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현재 규제 샌드박스로 임시 허가된 '비대면 의료' '스마트헬스케어 기반 건강관리서비스'에 대해 임상 효용성과 환자 만족도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조지프 슘페터는 “마차를 연결한다고 기차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분절된 형태 혁신은 근본적 혁신 생태계를 방해하는 요인이다. 최소한 수요 기업이 R&D 목적으로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호규 고려대 의과대학 연구교수
<이호규 고려대 의과대학 연구교수>

이호규 고려대 의대 연구교수 hogyulee@korea.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