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스마트홈 비즈니스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가전 경쟁력으로 떠오른 플랫폼·서비스 부문 사업화를 시작하겠다는 의도다. 스마트홈 플랫폼을 이용한 모바일 커머스, 고객 데이터 기반 서비스 개발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플랫폼사업센터를 꾸렸다. 기존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소속으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던 것에서 CEO가 직접 챙기는 수익 창출 부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플랫폼사업센터는 LG전자의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앱) 'LG씽큐'를 활용한 사업화를 담당한다. 자사 가전제품의 홈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역할을 해 온 씽큐를 허브로 하여 새로운 사업 모델과 서비스를 개발한다. 초대 센터장에는 전사 차원의 디지털전환(DX)을 책임진 김동욱 DXT센터장을 선임했다. 2015년에 첫선을 보인 LG 씽큐는 33종의 가전과 센서 등을 연동·제어하는 한편 가전 소모품 교체 주기, 실내 공기 관리, 사용량 관리, 스마트 요리 기능 등을 제공한다. 여기에 구독 서비스 기능을 활용하면 필요한 부품이나 소모품 구매도 가능하다.
이는 DX의 일환이다. 가전 역시 하드웨어(HW)에 국한하지 않고 서비스 기반의 플랫폼 사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의도다. 상향 평준화된 가전 성능을 넘어 인공지능(AI), IoT,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스마트홈 서비스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만 5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씽큐'는 고객 데이터는 물론 서비스 기획, 개발, 배포 등 창구로서의 가치가 높다.
조직 신설로 모바일 커머스나 구독 서비스 확대 등 직접 수익 창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짙다. LG전자는 지난해 초 정관을 변경하며 사업 목적에 '통신판매 및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기존의 씽큐 앱 스토어 사업을 정관에 넣었다. 소모품 등을 앱으로 판매·중개하는 형태의 신사업 추진이 목적이다.
LG전자는 씽큐를 앱 스토어로 활용해 가전 소모품이나 부품, 렌털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자사 가전 판매 품목을 늘리거나 타사 가전까지 판매를 확대,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으로 키울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올해 초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고 '온라인 브랜드숍'(OBS)을 개설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OBS 전략에 집중하며 타사의 가전 온라인 판매까지 검토하고 있다. OBS 전략에 씽큐와 연계한 모바일 커머스 사업 확대도 노려볼 수 있다.
확실한 플랫폼 모델 정립과 사용자 확보는 관건이다. 모바일 인덱스 기준의 지난 9월 'LG 씽큐' 사용자는 54만 명으로 시장 2위를 차지한다. 가전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 외에 수익 창출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과제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