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2>게임체인저가 될 자연어처리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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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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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경영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 노력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보다 빨리 읽어낼 방법들을 고심하고 있다. 남들보다 발 빠르게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제공하는 것이 지금 전개되는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과거 고객들을 응대하거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수많은 인력을 고용해야 했던 기업들이 현재 고용 인력을 대폭 축소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것이 대표 사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주목받는 기술이 하나 있다. 바로 '자연어처리기술(Natural Language Processing)'이다. 자연어처리는 컴퓨터와 인간 언어 사이의 상호 작용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기계가 인간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서는 자연어 분석, 자연어 이해, 자연어 생성 등의 기술이 요구된다. 먼저 자연어 분석과 자연어 이해 관련 기술은 사람이 말하거나 작성한 내용을 기계가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다.

그간 우리가 사용해 온 컴퓨터 역시 우리 인간의 지시를 이해하고 여러 연산을 수행해 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컴퓨터에 업무지시를 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이해하는 언어체계에 맞추어 입력해야지만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엑셀을 사용해 여러 연산을 수행하려면 엑셀의 여러 명령어 체계에 맞춰 수식을 입력해야만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 컴퓨터가 정확히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육하원칙에 해당하는 거의 대부분의 내용을 명확히 입력해 주지 않으면 어디에 무엇을 어떠한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지를 컴퓨터는 이해하지 못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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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어처리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과 글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은 많은 경우 압축, 축약된 형태로 기술된다. “너 어제 그거 제출했어?” “결국 그 친구랑 하기로 했니?”와 같은 말들을 우리는 즐겨 사용한다. 이러한 대화는 해당 내용이 무엇을 지칭하는지 익히 알고 있거나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사람과 대화에서는 전혀 소통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컴퓨터는 상황이 다르다. 엑셀 등과 같은 기존 프로그램에 저와 같은 방식으로 연산을 요구하면 아무것도 수행하지 못한다. 최근 대두되는 자연어처리 능력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 그 자체만으로도 기계와 소통할 수 있는 경지를 지향하는 기술이다.

인간의 언어를 실시간적으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연어처리기술은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이미 상당 수준으로 구현 가능한 기술이다. 2011년 2월 IBM의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퀴즈쇼 중 하나인 '제퍼디(Jeopardy)'에 출전해 퀴즈 대회에 참여한 바 있다. 왓슨은 진행자가 구술하는 역사, 문화, 예술, 과학 등 전 범위의 걸친 퀴즈 내용을 이해하면서 퀴즈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당시 왓슨은 역대 최강의 우승자로 평가받았던 두 명의 출연자와 대결을 벌였다. 한 명은 역대 최고 상금 우승자인 브레드 러터이며, 다른 한 사람은 74회 연속 우승 기록 보유자인 켄 제닝스였다. 결과는 왓슨의 압승이었다. 왓슨은 진행자의 발언내용을 이해하고 대략 3초 동안 약 2억장 분량의 브리테니커 백과사전의 내용을 분석해 퀴즈 정답을 제시했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목격하게 되는 물건 중 하나가 키오스크다. 과거 사람이 수행하던 주문 등을 키오스크 앞에서 일일이 버튼을 눌러 주문하는 경우가 일상이 됐다. 머지않아 키오스크와 대화를 통해 주문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