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대한민국 대통령

대통령은 공화국의 최고 지도자로서 국가를 대표하는 원수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공무원으로서 민주주의 전통에 합당한 역할을 수행한다. 임기는 5년 단임제다.

어르신 가운데에는 대통령을 아직도 '나랏님'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지만 그냥 5년 임기로 국가 행정권을 담당하는 선출직 최고위 공무원이다. 현 대통령은 19대, 내년 3월 9일 선출될 대통령은 20대다.

19대까지 배출했지만 대통령은 12명이다. 이승만(1~3대), 박정희(5~9대), 전두환(11~12대) 등의 중임으로 '~대'와 일치하지 않는다. 5년 단임제는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시작됐다.

대통령 선거는 임기만료일 전 7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로 정해져 있다.

직선제가 부활한 13대 대통령 선거부터 통상 12월에 대선이 치러졌지만 19대 선거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면서 2017년 5월 9일 실시됐다. 임기도 곧바로 이튿날인 10일 시작됐다.

이 때문에 20대 대통령 선거일은 임기만료일 전 7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인 3월 9일이다.

역대 대통령을 살펴보면 퇴임 후 평안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역대 대통령 행적은 파란만장한 대한민국 현대사의 단면이다. 치열했으며, 격변의 격동 시대를 거쳤다.

지난 26일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서거로 현재 생존한 전임 대통령은 전두환·이명박·박근혜 세 명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12·12 군사쿠데타와 5·18 학살 등으로 공보다는 과가 많이 부각되지만 6·29 선언, 88서울올림픽, 북방외교 등은 공으로 평가받는다.

내년 3월 9일이면 대한민국은 또 한 명의 대통령을 선택하게 된다.

다음 달 9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이변이 없는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경쟁 끝에 한 명이 20대 대통령이 될 것이다.

대통령 덕목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공감 능력과 임기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비전 제시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마타도어'만 난무할 뿐 국민과의 공감이나 더 나은 국민의 삶 및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비전은 잘 보이지 않는다.

후보 선출 막바지 과정에 들어선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여당인 민주당 역시 경선 과정에서 끊임없는 비난과 폭로 등 흑색선전이 난무했다. 각 당의 대내, 대외를 가리지 않았다.

국민은 연일 터져 나오는 뉴스에 '개콘이 왜 망했는지 알겠다'며 자조하고 있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나아질 것이라는 소망도 품어 보지만 현실은 다르게 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국가 위상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지만 미래 청사진까지 담보하지는 않는다.

부동산 가격 폭등, 세대·계층 양극화, 급격한 노령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남북관계와 주변 정세, 점점 거세지는 자국보호주의와 강대국 패권 경쟁, 전 지구적 환경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로 쌓여 있다. 개별 이슈지만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문제들이다.

여느 때보다 국민·주변국과 공감·소통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대통령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은 산업화를 통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직접 일궈 낸 세대가 존재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다. 그만큼 다양한 생각이 존재하지만 총합의 국민 역량은 최고라는 얘기다.

이전처럼 정치가 삼류에 머무르더라도 당면한 과제들은 국민 역량으로 해결해 갈 수 있다. 단지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면'이라는 작은 기대감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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