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리뷰 1]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AI 사랑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인공지능에 대한 국민 인식지난 9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우리 국민의 '인공지능(AI) 이용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 국민의 AI에 대한 인식 수준과 활용정도를 확인하고 AI 대중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14세부터 65세 국민 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주요 내용은 국민 99.3%가 AI를 인지하고 있으며, 59.8%가 '관심'이 있거나 '매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반면 '관심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5.6%에 불과했다. 국민 70% 이상이 AI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고, AI 신뢰성에 대해서는 긍정(40.5%)이 부정(6.4%)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대중화가 필요한 영역으로는 보건의료, 재난 및 방역, 치안 및 안전 분야 순으로 나타났는데, 보건의료 부문이 모든 세대, 모든 직업 그룹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우리 국민은 AI에 높은 관심과 신뢰를 보이고, 보건의료분야 우선 적용을 희망한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60대가 AI에 가장 높은 관심과 신뢰 표명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고령층 응답이다. 조사는 65세 이하를 대상으로 했으므로 60대와 50대가 고령층을 대표하는 집단이다. 그런데 AI에 '관심' 또는 '매우 관심'을 가장 많이 가진 세대는 60대(65.9%)가 차지했고, 50대(62.9%)가 그 뒤를 잇고 있다. AI 신뢰성에 대해서도 60대가 가장 긍정적(57.6%)이었으며, 50대(43.5%)는 10대(43.8%)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AI에 대한 국민 인식. (자료:4차산업혁명위원회)
<AI에 대한 국민 인식. (자료:4차산업혁명위원회)>

한국리서치가 지난 5월에 발표한 조사결과에서도 60대의 85%가 AI가 개인 삶과 우리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함으로써 조사대상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긍정 응답률을 나타냈다. AI 발전으로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생활의 편리성 및 삶의 질 증대'(65%)가 압도적으로 높은데, 이는 4차위 조사결과의 '보건의료 분야 우선 대중화' 목소리와 큰 틀에서 일치한다. 특히 60대 72%가 이 분야를 기대하고 있는데, 10~20대 58%와 대비된다.

◇현실에서 입증되는 노령층의 AI 효용

실제로 노령층이 일상에서 AI 효용을 체감하는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남 창녕군에서는 홀로 사는 80대 할머니가 마당에서 넘어져 다쳤는데 미리 교육받은 대로 '아리아 살려줘'라고 외치자 AI 스피커가 창녕군청 케어매니저에게 메시지를 발송했고, 케어매니저가 119에 구조요청, 신속히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작년 8월 SK텔레콤 발표에 의하면, 독거노인 3200여명을 대상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평균 활동 범위가 7.82㎞에서 13.14㎞로 늘어났고, 자기효능감이 사용 전 2.6점에서 사용 후 3.1점으로 향상됐으며, 자기효능감이 높아질수록 통화건수와 데이터 사용량도 증가해 소통이 활발해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고령층의 기대와 잠재적 가능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연구개발(R&D)도 한창이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고령자 일상행동 인식 기술, 고령자 외형특징 인식 기술, 고령자와 상호작용 행위를 로봇이 스스로 생성하는 기술, 고령자에 특화된 음성인식 기술 등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들은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었는지 확인하거나 함께 운동하면서 자세를 교정하고 리모컨 같은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위치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고령자 친화적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활용 가능하다. 연구진은 9월부터 경기도 수원시에서 할머니가 거주하는 가정 2곳에 이 기술들을 탑재한 로봇을 두고 2개월간 함께 생활하며 검증하고, 대전시 유성구 소재 아파트 주거 환경에 리빙랩을 구축하고 40명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실증사업도 진행 중이다.

◇고령층의 관심과 기대는 '모두를 위한 AI'의 소중한 에너지

4차위 조사에서 60대는 AI 대중화 장애요인으로 이용자 역량(교육) 부족을 1순위로 인식하고 있으며, AI 교육을 받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 또한 66.7%(전체 평균은 54.2%)로 가장 높았다. 고령층의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와 교육 욕구, 현장 사례 등은 AI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를 위한 AI'여야 함을 강력히 시사하는 동시에 그것이 가능함을 역설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정보화에서 앞서가는 나라를 넘어 AI에서 앞서가는 나라를 향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이런 대한민국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고령층의 AI 사랑을 원동력 삼아 향후 모두를 위한 AI를 선도하게 될 미래를 기대해 본다.

글 :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이효은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