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우주에서 먹는 싱싱한 채소

우주는 향후 또 다른 삶의 터전이 된다. 일반인 우주여행도 곧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난 9월에는 전원 민간인이 탑승한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이 사흘 동안 우주유영을 하고 지구로 무사 귀환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더 먼 곳을 봐야 한다. 우리가 우주에서 살아가거나, 혹은 심우주 탐사를 위해 장기간 우주에 체류하려면 현지 식량 조달이 필수다. 짧은 기간이야 지구에서 가져간 진공 포장 우주식품으로 버틸 수 있지만, 기간이 늘어날수록 한계가 명확해진다. 아무리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도 끝내는 변질되거나 영양소가 파괴될 우려가 있다. 신선함이 떨어지니 우주인들의 식욕 감퇴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우리는 우주 식물 재배에 관심을 가진다. 현지에서 재배한 신선한 식물은 우리에게 영양분을 공급한다. 더군다나 우주 공간 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까지 공급한다. 산소는 당연히 영양소와 함께 생존에 필수 요소다. 우주 공간 내 식물이 우리 인류의 생명유지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주에서 식물을 재배한다면 우주 거주나 여행에 앞서 해결해야 할 난점들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NASA 우주인들과 ISS에서 재배한 고추. 사진=NASA
<NASA 우주인들과 ISS에서 재배한 고추. 사진=NASA>

최근 이와 관련 고무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의 고추 재배 소식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인인 메간 맥아더는 지난달 말 트위터로 재배한 고추를 활용, '우주 타코'를 만들어 먹었다고 전했다. 우주 고추는 지난 7월부터 재배됐다.

ISS 내 식물 재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재배 종류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잎이 아닌 뿌리를 먹는 '구근' 식물 재배에 도전, 무 수확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전에는 2014년부터 수 차례 상추 재배 실험에도 성공했다. 이미 우주인들이 ISS 현지 재배한 적상추를 문제없이 먹고 있다. 이들 성과는 NASA가 1980년대부터 지구 환경이 아닌 극한 환경에서 식물 재배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다. NASA는 연구를 지속, 우주 환경에서 재배할 수 있는 식물 가짓수를 늘려갈 방침이다.

미국의 뒤를 바짝 뒤쫓는 중국도 우주 환경에서의 식물 재배에 관심이 많다. 2016년 11월에는 우주정거장 '텐궁 2호'에서 상추 발아 소식이 전해졌다. 2019년 1월에는 '창어 4호'의 달 탐사로봇 '위투(옥토끼) 2호' 내부에서 면화를 비롯한 식물 재배 실험을 진행했다. 기존 우주정거장이 아닌 달 표면에서 진행된 실험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는데, 영하 170도까지 떨어지는 밤 기온 탓에 끝내 죽었지만, 면화씨를 발아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우주 식물 재배 기술은 지구에도 도움이 된다. 지구와 동떨어진 환경에서 식물을 재배하려면 우선 적정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주에서 찾기 어려운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야 하고, 빛도 적당량 필요하다. 이산화탄소 공급도 필수다. 이와 함께 식물이 자라날 토질도 맞춰야 한다. 그만큼 높은 기술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기술은 지구 극한 환경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것에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일교차가 크고 물이 적은 사막 지역에서 빛을 발한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