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꿈의 배터리' 세계 첫 생산, '구반반 배터리'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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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왼쪽)이 9일 저녁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존 오소프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과 회동을 갖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왼쪽)이 9일 저녁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존 오소프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과 회동을 갖고 있다.

SK온이 중대형 리튬이온 배터리 최고사양으로 꼽히는 '구반반 배터리'를 다음 달부터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고 10일 밝혔다. 구반반 배터리는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춰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SK온의 양극재 공급사 에코프로비엠은 올 3분기에 삼원계(NCM) 구반반 양극재 양산을 시작, 이달부터 SK온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SK온은 배터리 상업 양산 최종 점검에 들어갔다. 다음 달부터 미국 1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한다. 이후 생산 전량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미국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전기차 모델에 탑재한다. 계획대로라면 포드는 전기차 가운데 에너지 밀도가 가장 높은 배터리를 장착하게 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공간 활용도가 커진다. 충전 한 번에 따른 주행거리도 향상된다. 구반반 배터리는 원소재 가격이 오르는 코발트 함량을 줄일 수 있는 강점도 있다. 코발트 원소재 가격은 올해 1월 톤당 3만3000달러에서 이달 들어 70% 오른 5만624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안전성 담보가 어려운 게 난제였다.

'구반반 배터리'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세계 1위인 중국 CATL도 하이니켈 제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양산 제품은 삼원계 비율이 8:1:1에 머물러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니켈 구현을 위해 앞으로 NCM에서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로 코발트 비중을 낮추는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NCMA 배터리는 니켈 비율을 90% 수준까지 높이고 코발트 비율을 5% 이하로 낮춘 것이다. 현재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등과 공급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삼성SDI는 니켈 함량을 88% 이상으로 높이고 코발트 비율을 5%로 낮춘 하이니켈 기술이 적용된 젠5(Gen.5·5세대) 배터리를 올해 하반기부터 BMW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니켈 비중을 90% 이상 끌어올린 '젠6' 개발이 한창이다.

SK온은 지난해 7월 약 3조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11.7GWh 규모의 배터리 1·2공장을 착공, 완공을 앞두고 있다.

구반반 배터리=양극재의 삼원계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비율을 9:½:½(구반반)으로 설계한 것이다. 기존 8:1:1 또는 6:2;2 제품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니켈을 늘리는 대신 값비싼 코발트를 줄였다. 성능은 높이고 원가는 낮춰 '꿈의 배터리'로 불리지만 기술 장벽이 높아 상용화가 어려웠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