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40대' 네이버 새 사령탑...전문성 무기로 '파괴적 혁신'

신규 사업 글로벌화·규제 리스크 최소화·내부 조직문화 혁신 등이 최우선 과제

국내 대표 플랫폼업체 네이버가 4년 만에 새로운 수장을 맞았다. 법관 출신으로 리스크 관리에 특화됐던 김상헌 전 대표와 커머스 전문가 한성숙 대표를 잇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글로벌향 젊은 변호사'를 택했다. 글로벌 사업 지원 책임자인 최수연 책임리더를 최고경영책임자(CEO)로, 사업개발과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맡고 있는 김남선 책임리더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각각 내정자로 선임했다. 대내외적인 굵직한 현안을 젊은 감각과 전문성으로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안정보다 '파괴적 혁신'에 무게를 뒀다.

신임 사령탑 앞에 놓인 과제는 산적하다. 회사는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았다. '내수 전용'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작업이다. 신임 대표는 네이버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해설]'40대' 네이버 새 사령탑...전문성 무기로 '파괴적 혁신'

그간 네이버는 주력 사업인 서치플랫폼에서 △콘텐츠 △커머스 △클라우드 △핀테크 등 다양한 미래 사업을 진행하며 외연을 확장해 왔다. 이들 신규 사업 모두가 글로벌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실제 콘텐츠 영역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네이버웹툰은 일본시장을공략하는데성공했다. 또 올해 왓패드를 인수하고태피툰에투자를 단행하며 북미와 유럽 공략을 본격화했다.특히 메타버스플랫폼 '제페토(Zepeto)'는 해외이용자가 90%일 정도로 해외 사업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다.

커머스도 해외 진출에 나섰다. 최근 일본에서 '스마트스토어'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향후 동남아 지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 외에 네이버 웨일 운용체계(OS) 등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린다.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

최 내정자는 이 같은 네이버 신규 사업의 해외 시장 조기 안착과 더불어 자체적으로 설정한 해외매출 비중 35% 달성을 앞당기는 데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나 중요한 과제는 내부 조직 문화 개선이다. 이번 대표 교체는 내부 '쇄신'의 의미도 짙다. 지난 5월 직장내괴롭힘 논란을 빚은 이후 네이버는 전면 쇄신을예고했다.실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조직문화 개선 방안 마련에 몰두해왔다. 그 출발점이 이번 CEO 교체다. 젊은 감각을 바탕으로 참신한 접근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김남선 네이버 CFO 내정자
김남선 네이버 CFO 내정자

최 내정자는 네이버의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한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혁신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방향성에 대해 소통하는 것에서 시작해 다양한 해결책을 마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규제 당국의 칼끝도 피해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향한 정치권의 규제 압박이 강화되고 있어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하는 것도 주요 당면 과제다. 최근 '문어발 확장' '수수료 갑질' 등 논란 탓에 여러 플랫폼 규제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플랫폼 규제 법안이 통과될 경우 네이버의 사업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신임 CEO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번 CEO 교체 카드가 네이버의 내외부 난제 극복에 어떤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낼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