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데이터를 이용해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는 기업들(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코로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사례로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있다.

마스크 품귀로 온 국민이 혼란에 빠졌을 때 마스크 재고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앱이 개발되어 마스크 대란 해소에 기여하고, 코로나 잔여 백신 물량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백신접종률 향상에 기여했다. 공동체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데이터는 이렇듯 기업 자산으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주관한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을 디딤돌로 삼아 데이터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거나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선 기업들의 의미 있는 도전을 소개한다.】

◇ 디지털 소외 계층까지 생각한 비대면 스마트 오더 '얍오더'

얍오더 모바일 화면
<얍오더 모바일 화면>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한 후 외식을 즐기러 나온 Y씨(35). Y씨는 전동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는 장애인이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랜만의 외출에 들뜬 마음이다. 하지만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QR 인증과 키오스크를 보고는 이내 한숨을 쉬고 돌아선다.

“방역시스템이 일상화되고 무인화된 점포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아쉽기만 합니다. 휠체어에서 앉은 채로 닿지도 않는 QR 인증을 하기 위해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주문을 하기 위해 내 뒤로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 '괜히 나왔나'하는 생각이 언뜻 들죠.”

디지털 소외 계층을 고려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바로 얍모바일(대표 안경훈)이 개발한 모바일 비대면 주문결제 플랫폼 '얍오더'이다. 얍오더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기반한 정밀한 위치 측위 기술을 통해 매장 입장과 동시에 자동으로 위치를 인식해 매장을 따로 선택할 필요 없이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여기에 출입인증 시스템도 선택적으로 함께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 방역과 주문을 위해 줄을 설 필요가 없다.

안경훈 얍모바일 대표는 “위치 데이터를 정확히 잡아내 고객의 입장에서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하게 외식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고민해 왔다”면서 “자동 매장 선택으로 주문 단계를 간소화하고 추가적인 액션 없이 출입인증까지 한 번에 가능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디지털 소외 계층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얍오더는 회사 특허 기술인 블루투스와 고주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비콘이 발생하는 신호를 기반으로 정밀한 위치 데이터에 맞는 맞춤 정보를 제공한다. 얍모바일의 위치 측위 기술과 그 데이터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데이터 바우처 사업의 데이터 가공 기업으로 선정돼 다른 중소기업에게도 양질의 종합 위치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얍오더는 지난 5월 공식 앱 론칭 후 전국 약 1400개 가맹점에서 사용 중이다. 비대면 비접촉 시대에 발맞춘 서비스로 작년 매출 대비 3배 이상 성장을 이루어 냈다. 식당, 카페 등 F&B 매장과 도서관, 스크린 골프장 등 시간을 사는 다양한 공간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안경훈 얍모바일 대표
<안경훈 얍모바일 대표>

◇환경을 지켜주는 지킴 데이터…자연을 지켜주는 데이터 '에이트테크'

에이트테크 제품 및 박태형 대표
<에이트테크 제품 및 박태형 대표>

# 온라인 음식 서비스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배달 수요가 크게 늘었고, 이로 인해 배출되는 쓰레기양도 급증했다. 재활용 선별을 담당하는 전국 각지의 '자원순환센터'의 업무도 한계에 이르렀다. 사람 손으로 모든 쓰레기를 일일이 분류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현실을 '주식회사 에이트테크'가 해결 해준다. 2020년 5월에 설립한 스타트업이지만, 전국 규모의 각종 대회에서 장관상과 대상을 다수 수상했고, 협력사가 12곳이 넘는 작지만 알찬 기업이다.

국내 최초 폐기물 인식 인공지능으로 주력 제품인 에이트론(ATRON)은 이제 막 기술개발이 끝났고, 2021년 6월부터 실증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현재 5개 기업에서 주문을 받은 상태이고 12월에 판매될 예정이다.

에이트론은 기존 사람이 손으로 재활용품을 분류하던 업무를 자동화한 지능형 로봇이다. 현재까지 국내 최대 70만 건이 넘는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인공지능이 폐기물을 인식하는 데까지 0.0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에이트론의 핵심 기술은 데이터 가공에 있다. 과기정통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을 통해 에이트테크가 현장에서 수집한 폐기물 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게 됐다. 폐기물 사업장에서 폐기물 운송영상을 촬영 후 박싱·라벨링 등 데이터가공을 거쳐 폐자원 분류 인공지능 시스템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다.

2021년 1월 1일부터 '바젤협약' 개정안이 발효됨에 따라 모든 폐플라스틱이 수출입 통제 대상 폐기물로 관리된다. 자국 내 쓰레기를 더는 수출 할 수 없게 되자, 주요국들은 AI를 이용해 재활용률을 높이려는 중이다.

박태형 에이트테크 대표는 “폐기물 발생량 증가에 따라 재활용 시장도 커질 것”이라며, “재활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폐기물을 식별·분류하는 것으로 '에이트론'은 환경산업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고 전했다.

◇잉여 건자재를 행복으로 바꿔주는 '토보스'

토보스 서비스 제품 및 김소연 대표
<토보스 서비스 제품 및 김소연 대표>

#연휴를 맞아 해수욕을 즐기러 나온 E씨(40)는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모처럼 해수욕장에 왔는데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주변 상가까지 건축 폐기물들이 버젓이 쌓여있는 것들을 보고 몹시 불쾌했다”고 했다.

주식회사 '토보스'는 이러한 건축 폐기물 및 남은 자재를 자유롭게 팔 수 있는 직거래 앱 '잉어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쉽게 말해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 장터와 같은 앱의 건축자재 판이라고 볼 수 있다.

잉여 건자재는 매립을 해야하는 혼합건설폐기물로 분류된다. 때문에 온실가스 유발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실제로 2015년 서울시에서 버려진 잉여 건자재만 836억원에 달한다. 해마다 리모델링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고, 2021년 전국적으로 환산하면 3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잉어마켓'은 사진을 찍어서 희망하는 금액을 작성하면 바로 내 자재 팔기에 등록이 되고, 이는 판매자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가 되어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구매자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사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철물점 자재상의 위치와 정보를 표시하고, 특히 일요일에 영업하는 철물점 자재상을 지도에 표시해 구매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한다.

잉여 건자재가 상시 발생하는 자재상들을 대상으로 판매 대행을 진행하고 있고, 잉여건자재를 기부하고자 하는 쪽과 필요로 하는 쪽을 연결하는 매칭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잉어마켓에서 건자재를 사고팔게 되면, 소량의 건자재를 구매하는 현장이나 개인들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판매하는 쪽은 폐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적인 이익이 생기고 무엇보다 자원이 순환되며,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앱을 개발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것은 과기정통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이다. 데이터바우처를 통해 구매한 지역 정보 데이터를 가공하여 이용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자재구매에 도움을 줬을 뿐 아니라, 잉여 건자재 폐기율 감소에 도움을 주어 환경까지 지키는 힘이 생긴 것이다.

김소영 토보스 대표는 “건축공학과 졸업 후 20여 년 동안 건설 및 인테리어 현장에서 수많은 자재들을 숱하게 많이 버려왔다”며 “해결 방법을 찾고자 남은 자재들을 자유롭게 팔 수 있는 직거래 앱 '잉어 마켓'을 개발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