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개 지하철 기지국, 5G 28㎓ 의무수량으로 인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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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지하철 2호선 지선 신설동행 열차를 탑승한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왼쪽)이 이통사 관계자로부터 5G 28㎓ 와이파이 성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 성동구 지하철 2호선 지선 신설동행 열차를 탑승한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왼쪽)이 이통사 관계자로부터 5G 28㎓ 와이파이 성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지하철에 공동 구축할 예정인 28㎓ 대역 5세대(5G) 통신 기지국 1500개를 사별 의무구축 수량으로 인정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할당 취소 위기에 놓인 28㎓ 대역 해법과 관련해 이통사의 제안이 구체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 대역 5G의 현실적 활용 방안과 법령 해석을 놓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 3사는 서울·수도권 지하철 2·3·5·6·7·8호선에 5G 28㎓ 기지국 약 1500개를 공동 구축하고 와이파이 백홀(데이터 전송망)로 활용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하고 있다. 이통 3사는 전체 지하철 구간을 3개로 나눠 사별 기지국 500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3사는 구축이 완료되면 타사가 구축한 기지국을 모두 연동, 총 1500개 기지국을 동시에 활용한다. SK텔레콤 가입자가 KT가 구축한 기지국에 접속해도 SK텔레콤 기지국으로 인식, 5G 망을 공동 활용한다.

그 과정에서 이통 3사는 지하철에 공동 구축하는 총 1500개 기지국을 사별 의무 구축 수량으로 인정해 달라고 과기정통부에 건의했다. 3사가 기술적으로는 타사의 망을 빌려 쓰지만 실질적으로 1500개 기지국을 운용한다. 지하철 데이터 트래픽이 부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통사가 타사의 망을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만큼 망 구축 효율성을 고려해 달라는 요구다.

이는 이통사가 주파수 할당 취소를 피할 수 있는 최소 수량인 1500개 구축을 충족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통 3사는 지난 2018년 주파수할당공고에 의거해 28㎓ 기지국 의무 수량인 사별 1만5000개를 올해까지 달성해야 한다. 10%에 해당하는 1500개를 달성하지 못하면 할당이 취소된다. 현행 전파법 또는 주파수할당 공고상 공동구축 수량을 의무구축 수량으로 인정할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주파수 회수를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점을 고려할 수 있지만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기정통부 내부에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국장은 “올해 말까지 구축한 기지국 수를 내년 4월 말에 제출받아 평가 과정을 거치는 만큼 논의에 대한 결론은 내년 4월 이후로 유보될 수도 있다”면서 “지금 상황으로는 각사가 최대한 28㎓ 대역을 확대 구축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의무구축 수량 점검과 더불어 이행계획서를 종합 검토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통사로부터 구축 기지국 수와 이행계획서를 함께 제출받아 실사 점검 등 평가 과정을 거친다. 이행계획서는 망 구축 이행 관련 항목을 비롯해 5G 서비스 제공, 전파 혼·간섭 관련 항목 등으로 구성됐다. 총점 30점 이상을 받아야 주파수 회수를 면할 수 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