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엔터테인먼트 MD상품, 소장품에서 필수품으로

K-팝을 비롯해 드라마와 웹툰 등 콘텐츠 방면으로부터 시작된 한류는 '제3 세계 비주류 문화'를 넘어 대중이 함께 즐기는 주류 반열에 올랐다. 이웃인 일본의 J-팝이 1990년대 보였던 글로벌 유행 사례를 들어 한류 열풍이 단순히 수년간 반짝 신드롬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십수년간 글로벌 각국으로 퍼진 한류의 기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방탄소년단 실황 DVD,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 라이프 MD.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위버스샵 캡처)
(왼쪽부터) 방탄소년단 실황 DVD,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 라이프 MD.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위버스샵 캡처)

일각에서는 이러한 한류 열풍 장기화가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 슈퍼주니어, 엑소, 소녀시대 등 상징적인 아이돌 스타의 꾸준한 활약과 다양한 아티스트 소통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MD상품(기획상품)들의 파급범위가 폭넓게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의 MD상품은 팬들이 소장하는 단순한 음악, 비주얼 관련 저작물을 넘어 최근 교육·게임·정보기술(IT) 플랫폼까지 대중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를 정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단순히 책받침이나 상자 속 사진에서 식음료, 의류까지 확대되는 엔터테인먼트 MD상품. 미래는 어떨까. 엔터테인&에서는 엔터테인먼트계 MD상품의 다양한 변화를 조명해본다.

◇'여전한 엔터상품 핵심' 아티스트 IP활용 MD상품

엔터테인먼트 MD는 아티스트 비주얼과 콘셉트, 음악, 퍼포먼스 등을 지속적으로 비출 수 있는 프로모션 성격이 핵심으로 저작물 중심 MD상품은 초기부터 현재까지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리사 솔로싱글 LALISA 소개이미지.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리사 솔로싱글 LALISA 소개이미지.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대표 가수의 앨범은 아티스트가 표현하는 주요 음악을 담은 저장매체와 함께 재킷사진이나 커버속지 등을 더한 음악계 상품이다. 초창기 앨범은 음악 감상을 위한 본래 목적에 충실한 형태로 저장매체에 집중했으나 감상방식이 스트리밍 형태로 바뀐 최근에는 콘셉트 화보집에 가까운 '작품'으로 변모했다.

NCT 127 정규3집 Sticker 피지컬앨범 소개이미지.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정규3집 Sticker 피지컬앨범 소개이미지.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는 곧 K-팝의 글로벌 히트와 함께 아티스트 프로모션을 위한 단순 저장매체로서 기능을 넘어 소장가능한 대중 예술작품으로서 가치변화로도 이어졌다. 앨범은 엔터계 대표 MD로서 위상을 지키고 있다.

아티스트별 시즌그리팅은 최근 앨범과 쌍벽을 이루는 엔터계 대표 MD다. 시즌그리팅은 주로 연말에 아이돌 가수들이 발매하는 각종 MD가 세트로 발매된 MD 모음이다. 아티스트의 재기발랄함을 표현하는 포토북과 캘린더는 물론 엔터사·아티스트별 포인트를 나타내는 상품으로 특정 시점에만 발표되는 화보집을 넘어 연간 프로모션 성격으로서 팬심을 이끄는 대표 상품이 되고 있다.

블랙핑크 서머 시즌그리팅 서머다이어리 소개이미지.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 서머 시즌그리팅 서머다이어리 소개이미지.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밖에 저작물 중심 엔터MD로는 아티스트 공연 실황을 담은 DVD나 블루레이, 화보집 등 이미지 제품 등 전통 상품군과 함께 앨범에 삽입되는 여러 종류의 포토카드부터 포스터,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아티스트별 응원봉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글로벌 단위 K-팝 저변 확대와 함께 아티스트 음악이나 콘셉트나 세계관 등 핵심 IP들은 물론 저작물 본연에 접근한 MD 방면에서도 다양한 수요를 불러일으키며 양적·질적 측면에서 모두 풍성해지는 모습이다.

◇엔터MD상품, 라이프 방면 확대 기미…일상호흡하는 엔터로의 성장

최근 엔터MD는 기존 저작물 중심 제품과 함께 새로운 방향의 접근을 시도하며 확대되고 있다. 아티스트 개발과 양성 등에 집중하면서 브랜드 홍보모델로 나서는 것으로 일반산업계에 접근했던 전통적 모습에서 대중과 접점 확대를 꾀하는 라이프 분야로의 확장을 계획하는 엔터산업군의 변모와 함께 MD상품도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티빙몰 내 라이프 MD상품 라인업의 모습. (사진=CJ ENM 티빙몰 페이지 캡처)
티빙몰 내 라이프 MD상품 라인업의 모습. (사진=CJ ENM 티빙몰 페이지 캡처)

CJ ENM, 하이브(HYBE)는 엔터MD 전환을 이끄는 대표 기업이다. 우선 '엔터 라이프 기업' CJ ENM은 '즐거움'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엔터 콘텐츠와 모기업인 CJ그룹의 유통프레임을 결합시킨 라이프스타일 형태 MD를 거듭 선보이고 있다.

일례로 티빙몰은 '신서유기'나 '꽃보다 시리즈' 등 예능이나 '빈센조' 등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tvN, Mnet 등 채널에서 선보인 바 있는 대표 IP들을 그대로 담거나 모티브화한 의류나 향수, 가방 등을 기존 리테일 상품들과 함께 브랜드 라인업으로 갖추고 있다.

위버스숍 내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 라이프 MD상품. (사진=위버스숍 캡처)
위버스숍 내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 라이프 MD상품. (사진=위버스숍 캡처)

하이브도 적극적이다. 설립 당시부터 CJ ENM과 마찬가지로 '엔터 라이프기업'을 표방했던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라는 목표 아래 IP 활용 2차 저작 범위를 다각도로 펼쳐가는 모습이다.

런 코리안 위드 타이니탄. (사진=하이브에듀 제공)
런 코리안 위드 타이니탄. (사진=하이브에듀 제공)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의 공간적인 개념과 함께 내부 뮤지엄숍을 통해 유통되는 뱅앤베이커스 '에그타르트' 시리즈나 위버스숍 내 입점한 티셔츠·액세서리, '프리츠' 차 종류 등은 물론 방탄소년단이 직접 기획에 참여한 라인프렌즈 브랜드 'BT21', 외국인 팬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런 코리안 위드' 시리즈 등이 대표작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기획참여와 함께 셀럽브랜드 프로젝트를 추진, 엔터 MD상품의 범위를 라이프 영역까지 넓히고 있다. 사진은 권유리 프로젝트 유리한 홈트의 모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기획참여와 함께 셀럽브랜드 프로젝트를 추진, 엔터 MD상품의 범위를 라이프 영역까지 넓히고 있다. 사진은 권유리 프로젝트 유리한 홈트의 모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27년 K-팝 명가' SM엔터는 기존 저작물 중심 MD에 대한 적극적인 변주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 보아(머플러)·권유리(홈트레이닝)·김희철(칫솔세트) 등 소속 아티스트의 기획 참여로 완성하는 라이프MD '셀럽브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해외 팝업스토어 등 저작물 중심 MD 프로모션과 함께 유기농 화장품 '시오리스(SIORIS)' 투자 등 라이프 영역으로의 MD범위 확장을 꾀하고 있으며, YG엔터테인먼트도 그룹 트레저와 라인프렌즈 컬래버 'TRUZ(트루즈)' 등 협업 행보를 보인다.

JYP는 유기농 뷰티브랜드 시오리스 투자와 함께 라이프 영역으로의 엔터 MD상품군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JYP는 유기농 뷰티브랜드 시오리스 투자와 함께 라이프 영역으로의 엔터 MD상품군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밖에도 국내 엔터 영역은 기존 신산업군으로 염두에 두던 뷰티, 식음료 등 영역을 넘어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 첫 개최된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주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엑스포' 등 행사가 화제성 높은 K-팝 콘서트 외에 음악·엔터 관련 행사는 물론 타 장르와의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마련한 것을 보면 이를 짐작케 한다.

아티스트 개발·양성 등 기본 경쟁력 위에 대체불가토큰(NFT)·확장현실(XR) 등 IT를 통한 플랫폼 및 콘텐츠 개발 등 차세대 역량을 더하고 있는 엔터영역의 지속 발전을 위한 대중적지지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비쳐진다.

엔터테인먼트의 MD상품은 1990년대 책받침에서 MZ세대의 라이프 브랜드로까지 발전을 거듭하며, 대중과 호흡하는 생활로서의 엔터테인먼트를 이루는 요소로 자리잡았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