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미래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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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환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
<명승환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대세로 인정하는 우리나라는 미래사회를 디지털 대전환을 기반으로 한 지능정보사회라고 부르고 있다. 지능정보사회는 고도화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통해 생성·수집·축적된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결합한 지능정보기술이 경제, 사회, 삶 등 모든 분야에 널리 활용됨으로써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발전하는 사회다.

이에 따라 데이터와 지식이 기존 생산요소(노동, 자본 등)보다 중요해지고, 다양한 제품·서비스 융합으로 산업 간 경계가 붕괴되며, 지능화된 기계를 통한 자동화가 지적노동 영역까지 확장되는 등 경제·사회 전반에 혁신적 변화가 발생하는 사회라 할 수 있다. 내년도 예산만 33조7000억원이 투입될 한국판뉴딜2.0 사업은 디지털뉴딜, 그린뉴딜, 휴면뉴딜, 지역균형뉴딜 등 4개 분야로 구성돼 있지만 사실 디지털 대전환을 전제로 하는 지능정보사회 구현 사업이다.

그럼 미래 정부는 어떠한 모습으로 진화하며, 국정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미래 정부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단순한 정부 서비스 전달 과정을 넘어선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정부는 단순한 기술적 지능을 넘어 감성적 지능을 높여야 하며, 이러한 감성적 지능을 바탕으로 다양성 관리능력을 동시에 배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 행정은 정부-민간-시민 간 협업적 거버넌스를 통한 소통과 신뢰 구축 및 사회적 자본 구축이 요구된다. 기존 신자유주의적인 좁은 의미의 성과 중심과 불특정 고객지향적 중심의 가치지향이 한계에 부닥친 것은 정부와 정치·경제의 주도적 세력이 단합해서 폐쇄적 통제 구조를 만들거나 조장했기 때문이다. 어떤 정권이든 이념적 편향성과 편가르기식 국정운영을 반복하는 한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공감능력을 갖춘 정부가 나타나기를 갈망하는 국민 염원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 정부는 단절된 배타적 사회에서 탈피해 모두가 서로에게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을 구축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공공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을 의미하며, AI·데이터 기반 지능정부 구현 사업에 포함돼 있다. 또한 다양한 공공플랫폼 중심으로 정부-민간-시민 간 정보비대칭 현상을 최소화할 수단과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데 부울경 메가시티 등 권역별 메가시티 계획에 포함돼야 할 것이다. 단순히 거버넌스적인 가치와 정치적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디지털 대전환에 따른 맞춤형 기술과 수단이 동반되지 않으면 결국 권역별 맹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또 다른 권력 투쟁만 남을 것이다.

또한 정부의 공공 메타데이터를 바탕으로 민간과 시민이 다양한 정보 및 지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활용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판 뉴딜2.0에서 디지털뉴딜, 지역균형뉴딜을 통해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새로운 융합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그러나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적 사명을 추진할 사령탑과 추진 체계 없이는 불가능하다. 차기정권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한 미국의 대통령 직속 상임기구인 관리예산처(OMB)와 같이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기획과 예산관리를 뒷받침할 전문 조직이 있어야 정권마다 반복되는 시행착오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은 반드시 개인의 존엄성을 최고 가치로 삼는 '人' 중심적 행정이 돼야 할 것이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와 규제는 AI가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의 역할도 지원과 갈등 중재, 상담 위주의 합리적이면서도 감성적인 행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당연히 기존의 공무원 충원제도는 전면 재검토해서 폐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전 대학생의 공무원화를 초래한 시대착오적 공무원 충원제도가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 대학의 미래는 없다.

향후 미래 정부는 단순한 민원 제기와 정책토론장을 넘어 서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격려하고 도움을 주는 '공론의 장'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공감대 형성은 곧 신뢰를 얻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계층의 소리와 이슈를 체계화해서 정부-국민, 국민-국민, 기업-국민 간 관계성을 규명해 세밀하고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의 감성적 지능정부는 다양성 관리를 통해 정부의 신뢰도 제고에 중점을 둬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 사회는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 대한민국의 미래 정부는 '스마트하면서도 믿을 수 있는 정부'라고 선언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명승환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 shmyeong@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