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합의 미뤄…29일까지 논의 이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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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조세소위서 정부-여야 입장 재차 확인
정부 반대해도 여야 합의로 개정안 통과 가능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김영진 위원장이 기재위 조세소위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김영진 위원장이 기재위 조세소위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추진 중인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대해 정부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자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과세 유예를 주장하는 측과 내년부터 과세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오는 29일 열리는 마지막 조세소위까지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26일 6차 회의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을 다시 논의한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는 당정이 대립하는 대표 사안이다.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내년 가상자산 양도차익 과세를 결의했지만 국회에서 2023년부터 과세하자는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지난 24일 열린 5차 회의에서는 정부와 여야가 각자 입장을 되풀이하는 선에서 논의가 마무리됐다고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로 입장을 확인하고 지금까지 이야기된 과세 인프라를 설명하는 자리였다”며 “새로운 쟁점이 추가되거나 다른 내용이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여야 합의로 세법이 개정된 사안인 만큼 예정대로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소위에 참석한 국세청 관계자는 해외취득가액과 관련해 투자자가 우려하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해외에서 취득한 가상자산에 대해 거래소가 취득가액을 '0원'으로 적어내더라도 투자자가 이를 수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가상자산 과세는 기본적으로 납세자 신고를 토대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거래소에서 제출받는 자료는 투자자 세금 납부를 편리하게 해주기 위해 축적하는 것이지, 거래소에서 받은 자료만으로 과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위 참석 의원들은 과세 인프라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올해가 한 달 남은 시점에서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는 정부 답변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과세를 1년 유예해 시스템과 법적 요건을 정비하고 과세 대상자에게 충분한 안내를 거쳐 실시해야 한다고 봤다.

기재부와 국세청은 실제 가상자산 투자자가 세금을 신고·납부하는 시기가 2023년 5월부터이므로 과세 집행까지 시간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정부 입장에 힘을 실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가상자산 소득 과세 유예 주장에 대해 “작년 말에 여야 모두 합의해서 과세하기로 법제화했고 정부는 과세를 위해 준비해왔다”며 “선거를 앞두고 여러 주장이 여야에서 나올 수 있지만 정부는 이미 법으로 정한 정책을 일관되게 지켜나가야 하는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고 말했다.

정부와 국회 입장이 극명하게 평행선을 달리는 만큼 다음 소위에서 극적인 합의점을 찾을 여지는 크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세법은 정부가 반대해도 여야 합의로 통과 가능한 만큼 소위에서의 논의 자체가 요식행위”라며 “아무래도 여야가 정부와 논의해 합의 사항을 뒤집는 것이니 정부 동의를 얻겠다는 목적이 강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