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울사랑상품권사업, 골목상권 침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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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울사랑상품권사업, 골목상권 침해 우려

민간기업으로 운영권이 넘어간 '서울시 서울사랑상품권' 사업이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취지와 크게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규 사업자로 신한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예산 300억여원을 투입한 공공망을 민간에 고스란히 넘겼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40만개에 이르는 상품권 결제 가맹점 인프라를 갖고 있다. 소상공인 가맹점에 제공되던 '수수료 제로(0)' 혜택의 존치 여부가 불투명해진 데다 오프라인 결제망까지 대기업에 넘어가면서 골목상권이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서울시는 26일 신한컨소시엄(신한은행, 신한카드, 티머니, 카카오페이)과 서울사랑상품권 협약식을 체결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2020년 1월 서울시 주관으로 출시한 제로페이 연계 기반의 모바일 지역화폐다. 기존 제로페이 망을 사용할 때는 가맹점의 부담을 경감시킬 목적으로 결제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았다.

민간으로 사업 주체가 넘어가면서 수수료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표 사례가 밴(VAN)사 수수료 문제다. 운영사가 바뀌면 결제는 기존 QR코드 촬영 방식에서 양방향QR 결제 방식을 지원한다. QR코드 결제는 고객제시형(CPM)과 가맹점제시형(MPM)이 있다. 제로페이 가맹점은 MPM QR코드를 이용자 스마트폰으로 읽는 방식으로 썼다. 중계기관 개입이 없어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았다. MPM QR코드망을 위해 투입된 예산은 총 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반면에 신용카드사가 주로 사용하는 CPM 방식 QR코드는 밴사 결제 통신망을 이용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편의성이 높지만 결국 신용카드 결제와 동일한 수수료가 발생한다. 신한컨소시엄이 별도 결제망을 구축한다면 기존 MPM QR코드망은 직불결제만 가능한 반쪽짜리로 전락한다. 결제 가맹점, 운영사, 서울시 어느 쪽도 어떻게 부담할지는 확정하지 않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8일 “아직 우선협상 기간이어서 입장을 밝히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기존 결제수수료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결제수수료를 제외한 부대비용을 부담할 주체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않았다. 협약 내용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경우' 이행 요구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조항이 담겼다. 결제수수료 정책을 바뀔 여지를 열어 놓은 셈이다.

서울시가 망 교체에 따르는 추가 비용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의혹도 있다. 서울시가 만든 사업자 공모 제안요청서 초기 버전에서는 서울사랑상품권 개요를 '제로페이 결제와 연동,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0원 추가 지원'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그러나 최종 버전에서 문장이 삭제되고 '가맹점 결제수수료 감면으로 실질적 매출 증대'라는 문장이 새롭게 추가됐다. 불가피한 수수료가 발생하더라도 기존 취지에 변동이 없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사전 조치라는 의혹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문장은 단순히 영어식 표현을 감면으로 변경한 것”이라면서 “모바일 상품권 결제수수료는 기존 체계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