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7)메타버스와 함께 다시 부상하기 시작한 스마트글라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최근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가 기업 명칭을 변경했다.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회사의 상호를 변경한다는 것은 커다란 리스크 요인 중 하나다. 어떤 의미에선 기업 활동을 전개하며 얻게 되는 가장 큰 자산 중 하나가 회사 브랜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세계적 기업이 사명을 메타버스의 메타를 차용해 변경했다는 것은, 우리가 메타버스 시장에 주목해야 할 이유를 대변해 주고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VR· AR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디바이스인 스마트글라스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스마트글라스(smart glass)는 전방의 사물을 볼 수 있는 안경 본연의 기능과 컴퓨터의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장치로, 얼굴에 착용 가능한 웨어러블(wearable) 디바이스의 하나다.

스마트글라스는 한쪽 또는 양쪽 안경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 준다. 이를 위해 블루투스 내지 와이파이 등과 같은 무선통신 기술을 지원해야 하며, 대부분 스마트글라스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통한 위치 추적 기능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러한 스마크글라스를 통제하고 제어하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이 부수적으로 요구된다.

스마트글라스는 현실 정보를 디스플레이에 투시하는 방법에 따라 크게 비디오투시(video based see-through)와 광학적 투시(optical see-through) 방식으로 분류될 수 있다. 비디오 투시 방식은 디지털 이미지를 안경에 투시되는 영상에 함께 렌더링해 MR 환경을 구현한다. 이에 반해 광학적 투시 방법은 현실의 정보를 데이터처리 없이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에 디지털 이미지만 안경에 함께 투시하면 된다. 이에 흔히 비디오투시 형태 스마트글라스는 전면이 차단된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광학적 투시 형태 스마트글라스는 전면이 노출돼 있는 투명한 디스플레이가 적용된다.

스마트글라스를 제어하는 방식은 터치 방식 내지 음성인식을 통한 자연어 명령 처리 방법이 대두되고 있다. 장치 정면에 탑재된 카메라를 이용하면 주변 환경의 사진이나 영상 자료를 실시간으로 획득할 수 있다. 비디오 투시 방식은 기술적으로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으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해상도 영상에 대한 대용량데이터 처리가 필요하다.

이는 스마트글라스에 높은 수준의 연산 및 그래픽 처리 성능을 요구하게 된다. 스마트글라스의 처리 성능이 충분하지 못하면 데이터처리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투시 영상에 지연이 발생하며, 이는 사용자의 몰입을 방해하는 큰 단점으로 작용한다. 광학적 투시 방식은 실제 안경과 같이 광학 기술을 바탕으로 하며, 대용량의 데이터처리 없이 자연스럽게 현실을 투시할 수 있다.

이상에서 나열한 바와 같은 스마트글라스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회사는 다름 아닌 구글이다. 구글은 2012년 구글글라스를 공개하며, 사용자가 안경을 통해 자신이 바라보는 것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기를 제시한 바 있다. 당시 구글글라스 이후 MS, 앱손(Epson) 등도 스마트글라스 제품을 시장에 출시했다. 페이스북, 삼성전자, 애플 등도 스마트글라스 기술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하지만 앞서 2010년대 초반에 전개된 다양한 스마트글라스 제품화 시도는 커다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가장 큰 이유는 해상도가 낮고 왜곡이 심하며, 시야각(Field Of View, FOV)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배터리 발열도 문제였다. 얼굴에 밀착되는 스마크글라스의 특성상 배터리를 어떠한 형태로 부착하고, 베터리에서 나오는 발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도 해결해야 할 난제다. 이러한 난제가 확인된 상태에서 또 다시 스마트글라스가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과연 이러한 숙제들이 어떻게 해결될지 관심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