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도 할인도 없다"…6개월 대기 '벤츠·BMW', 신차 미룬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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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로 국산차에 이어 수입차도 상위권 브랜드를 중심으로 물량 부족이 심화됐다. 매해 12월은 프로모션에 힘입어 3만대 이상이 팔릴 만큼 수입차 최대 성수기지만 올 연말은 재고나 할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는 출고 대기만 6개월 이상이다. 폭스바겐은 오랜 기간 준비한 신차 출시를 내년으로 미뤘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BMW 5시리즈.>

28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시장 최고 인기 차종인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는 국내 보유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이달 계약하면 출고까지 최소 6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국내외 수요가 늘고 있지만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물량이 부족해진 영향이다.

폭스바겐은 애초 하반기 출시 예정이던 신형 골프 출시를 내년 초로 미뤘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이 줄면서 차량 수급이 원활치 않아서다. 내년 1월 골프와 아테온 신형 모델을 선보일 계획인데, 두 신차 모두 초기 도입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볼보는 계약 누적이 지속되면서 대기 기간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주력 차종 XC60은 출시 이후 줄곧 6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다.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예 연식변경 모델로 바꿔 차량을 받는 사례도 있다.


폭스바겐 신형 골프.
<폭스바겐 신형 골프.>
볼보 신형 XC60.
<볼보 신형 XC60.>

수입차 물량 부족의 가장 큰 배경은 반도체 수급난이다. 국내에서 인기가 있는 주력 차종은 상대적으로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옵션을 탑재해 생산에 제약이 많다. 새해를 앞두고 연식변경 모델 출시를 위해 재고를 빠르게 소진한 것도 이유다.

벤츠는 BMW보다 반도체 수급난 영향이 더 컸다. E클래스를 포함한 10월 출고 대수가 3623대로 9월(6245대)보다 42.0% 급감했다. 이달 출고 상황도 전달과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E클래스는 해외에서도 수요가 높아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


BMW 5시리즈 역시 출고 대기 기간이 6개월 이상이다. 다만 벤츠와 달리 공급이 급격히 줄지 않도록 본사와 조율해 전체 물량은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10월 출고 대수는 4824대로 전달 4944대보다 2.4% 감소에 그쳤다.

연말에 큰 폭의 프로모션을 제시했던 수입차 딜러사는 할인율을 줄이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차종별로 두 자릿수 할인을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판촉에 나섰던 벤츠 딜러사는 공급이 부족해지자 할인 혜택을 거의 없앴다. BMW 딜러사도 차종에 따라 10% 이상이었던 할인율을 5% 내외로 줄였다.

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 상위권 수입차 업체들의 물량 부족 현상은 올해 수입차 전체 판매량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누적 판매는 1만8764대로 올해 들어 처음 2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전달보다 8.0%, 작년 동월보다는 22.6% 줄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