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기원 찾을 18개 '금빛 거울' 펼쳐진다

'웹 우주망원경' 내달 22일 발사
관측 성능 '허블 망원경' 100배
150만km 떨어진 '제2라그랑주(L2)' 배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사진=NASA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사진=NASA

'허블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을 차세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드디어 다음 달 22일(현지시각) 지구를 떠난다. 웹 망원경은 지난주 발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련의 '사고'로 발사일이 연기되며 망원경 부품 손상 등이 의심된 바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웹 망원경은 현재 어떠한 부품도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지난 25일부터 비행을 위한 연료 주입 작업에 들어갔다. 해당 작업은 약 10일이 소요된다.

발사 예정일은 12월 22일 오전 7시 20분(미국 동부 표준시)이다.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 발사대에서 우주발사체 '아리안 5호'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나사는 “웹 망원경을 확인하는 추가 테스트를 완료했다”며 “목표 발사일까지 비행 준비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웹 망원경은 애초 다음 달 18일 발사될 계획이었으나 망원경을 로켓 상단에 싣는 데 필요한 어댑터를 장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연기됐다. 고정 밴드가 예기치 않게 갑자기 풀어지며 망원경 전체에 진동이 발생, 나사는 이상 진단 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조사에 들어갔다.

웹 망원경은 거울을 접은 채로 발사된 후 우주공간에서 펼쳐지도록 설계됐다. 사진=NASA
웹 망원경은 거울을 접은 채로 발사된 후 우주공간에서 펼쳐지도록 설계됐다. 사진=NASA

웹 망원경은 나사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과 함께 1996년부터 추진 중인 국제 프로젝트다. 개발 초기만 해도 2007년 발사를 목표로 했으나 잇단 지연과 예산 차질로 아직까지 지구를 떠나지 못했다. 기획부터 개발, 제작, 발사에 이르기까지 투입된 예산은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에 이른다.

허블 망원경이 노후화로 수명을 다해 가는 만큼 차세대 웹 망원경에 대한 기대가 크다. 웹 망원경의 주 거울은 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 형태로 이어붙여 만들었다. 주경(主鏡)의 지름이 6.5m로, 허블 망원경(2.4m)의 두 배를 넘는다. 웹 망원경은 접힌 형태로 우주로 올라간 후 서서히 펼쳐져 배치될 예정이다.

웹 우주망원경 일러스트. 사진=NASA
웹 우주망원경 일러스트. 사진=NASA

웹 망원경의 관측 성능은 허블 망원경의 약 100배다. 적외선 대역 관측이 가능해 우주의 더 깊숙한 공간을 관측할 수 있다. 주 임무는 우주의 기원을 찾는 것. 지구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제2라그랑주(L2)' 지점에 설치되어 빅뱅 직후 초기 은하와 별을 관찰한다. 라그랑주 L2 지점은 태양이 지구를 끌어당기는 힘과 지구의 원심력이 같은 지점으로, 별도 추진 장치 없이 지속적으로 지구 궤도를 돌 수 있다.

나사는 블로그를 통해 “(웹 망원경은) 중간 크기의 블랙홀, 우주 팽창 속도 등 천문학과 우주연구에서 그간 연구가 어려웠던 분야에 새로운 관측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주 역사의 모든 국면을 탐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