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DGIST와 발화 위험 없는 차세대 리튬이온전지 핵심 원리 규명

국내 연구진이 수계 전해질 리튬이온전지 성능을 향상시킬 단초를 마련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의 조민행 연구단장(고려대 화학과 교수)팀이 이호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팀과 함께 수계 전해질 리튬이온전지 속 물 분자 상태와 리튬 이온 수송 속도 사이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상용 리튬이온전지는 가연성 유기용매를 사용해 발화 가능성이 있다. 유기용매를 물로 대체한 수계 전해질 리튬이온전지가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성능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계 전해질을 고전압에서 사용하려면, 물이 높은 전압에서 전기 분해되지 않도록 염을 초고농도로 녹여야 한다. 이 경우 이론상으로는 전해질 점도가 높아져 리튬 이온 수송을 방해한다. 그러나 실제 초고농도 전해질 리튬이온전지는 점도가 높아도 빠른 리튬 이온 수송이 가능한데, 이 메커니즘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초고농도 수계 전해질의 용매화 구조
초고농도 수계 전해질의 용매화 구조

연구진은 첨단 분광기술인 '적외선 들뜸 탐침 분광법'과 '유전체 이완 분광법'을 이용해 염 농도에 따른 수계 전해질 속 물 분자 거동을 관측했다. 기존에는 초고농도 용매화 환경 속에서 모든 물 분자가 리튬 염과 상호작용해 물 분자 간 수소결합이 완전히 파괴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진이 염 농도를 포화수준까지 높여가며 관측한 결과, 28몰랄농도(㏖/㎏:용매 1㎏에 녹아 있는 용질의 몰수를 나타낸 농도) 정도 초고농도에서도 다른 물 분자와 수소결합을 가지는 물 분자가 상당량 존재함을 확인했다. 다른 물 분자와 수소결합하는 물 분자는 리튬 염 음이온과 수소결합하는 물 분자보다 빠른 회전 동역학을 보여줬다. 이는 리튬 이온 이동 확률이 높음을 의미한다.

조민행 연구단장은 “우리 연구진은 적외선 들뜸 탐침 분광법을 활용해 물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전해질 미시적 특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리튬 이온 수송을 촉진할 수 있는 차세대 리튬이온전지 설계를 위한 원천지식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