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법' 개정안 심의 또 불발…文 정부 국정과제 수소경제 전환 '빨간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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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수소경제 이행 핵심 법률인 '수소법 개정안'이 지난 1일 국회 산업소위원회에서 심사되지도 못하고 불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발의된 개정안은 청정수소 정의와 인증 등 정부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핵심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일부 여당 의원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국회 소위원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수소경제 이행이 가로막히는 것은 물론 민간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투자 동력도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송갑석 의원, 정태호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수소법 개정안)'은 지난 1일 국회 산업소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심의 시작도 못하고 위원회가 종료됐다. 지난 6월 발의된 개정안은 올해 들어 3차례나 소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심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수소법 개정안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청정수소 중심 수소경제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청정수소 정의 및 인증제도, 청정수소 판매·사용 의무 부여로 청정수소 시장 조기 구축 등 내용을 포함했다. 연료전지 업계에서 주목하는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 등도 이 개정안이 통과돼야 실현될 수 있다.

문제는 수소법 개정안이 소위원회 심사에 가로막혀 있다는 점이다. 수소법 개정안은 지난 6월 발의된 이후 국회 산업소위원회는 3차례나 이 개정안을 심의했다. 지난 7월 29일에 1차로 법 개정안이 상정됐고, 정부 측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전문위원 검토보고 과정도 진행됐다. 지난달 23일 2차 상정에 이어 1일 3차 상정까지 3차례나 논의됐다. 하지만 2차 상정 때는 일부 의원의 강하게 반대했고, 3차 상정 때는 법안이 심의 시작도 못하고 위원회가 종료됐다.

수소경제 이행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는 2019년 1월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경제를 조기 구축하기 위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시행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26일에는 수소 분야 법정 기본계획인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의결하면서 청정수소를 기반으로 한 정책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에 발의된 수소법 개정안 통과가 필요한데 국회 소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수소법 개정안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극심하게 반대하면서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한 예로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달 23일 열린 소위원회에서 “그린수소라는 정의가 분명히 있는데 그린수소를 하는 게 맞다”면서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현행 기술로는 생산이 어려운 그린수소로만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탄소배출이 없는 그린수소는 현행 기술력으로 생산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그린수소와 함께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을 활용한 블루수소까지 지원 대상으로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경남 거제도에서 “세계는 지금 액화천연가스(LNG)에 주목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그린수소와 같은 무탄소 에너지로 완전한 전환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통령이 나서 현실적인 수소경제 확산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여당 일부 의원은 반대 논리로 국정과제 추진 발목을 잡고 있다.

수소법 개정안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수소경제에 대한 민간 투자 의지도 꺾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수소경제위원회에서 굵직한 정책을 내놓는 동안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기업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열린 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포스코, SK, 현대차 등이 2030년까지 43조원 투자를 확정했고, 이에 대한 정부 정책지원도 의결한 바 있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은 재임 중 수소차, 수소연료전지, 수소특화단지 등 수소산업 현장을 9차례 방문하는 등 수소경제 활성화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심지어 수소법과 수소경제 육성은 야당에서도 호의적이고 기업도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정책적 지원과 뒷받침을 해야 할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