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를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로"...GS그룹, 미래 모빌리티 사업 준비 박차

GS칼텍스 에너지 플러스 허브. [사진= 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 에너지 플러스 허브. [사진= GS칼텍스 제공]

GS그룹이 주유소를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로 활용하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가 착탈식으로 바뀔 경우에 대비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GS그룹 관계자는 “최근 배터리 솔루션 기업들에 잇달아 투자한 것은 배터리 고장 예지, 진단 등을 통해 배터리 수명과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관련 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전기차 배터리가 착탈식으로 바뀐다면 배터리 교환소로 들어오는 전기차의 배터리 상태를 즉시 파악하고, 교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가 보유한 전국 주유소를 수소, 태양광 충전 등을 결합한 복합 스테이션으로 전환 중인데, 이를 배터리 교환소로까지 진화시켜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배터리 교환소 도입은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지난 11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회사 니오는 세계적 에너지 회사인 쉘과 2025년까지 중국에 배터리 교환식 충전소 100곳을 설치하고, 유럽에서 시범 충전소를 건설 및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니오는 이미 중국 내 300개가 넘는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했다. 이용 고객은 교환소에서 방전된 배터리를 3분 안에 완충 배터리로 교환 가능하다. GS그룹도 니오와 비슷한 구상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니오는 배터리 교환형 전기차를 배터리 가격을 제외한 채 판매하는 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진= GS그룹 제공]
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진= GS그룹 제공]

GS그룹은 GS가 4세 허태홍 대표가 이끄는 GS퓨처스를 통해 배터리 솔루션 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만 총 4곳에 달하는 관련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미국에 위치한 배터리 솔루션 기업 타이탄에 투자하는 3300만달러(약 393억원) 규모 펀드에 참여했다. 타이탄은 초음파를 활용해 배터리 생산부터 현장 사용까지 안전성을 검사한다. 중고 배터리 안전진단과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 외에 릴렉트리 파이, 오토그리드, RPS 등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제어 솔루션과 에너지 빅데이터 분석,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 기술력 및 관련 시장 파악에 나섰다.

GS그룹은 '미래형 주유소'로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수소 및 전기차 충전을 도입하는데 이어 자동결제 시스템과 차량공유 서비스, 무인 반자동 세차 등 '모빌리티 주유소'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로보택시 등 자율주행차가 도입되고 배터리 착탈 범용화가 이뤄진다면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전망이다.

GS그룹 관계자는 “미래에는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하는 등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면서 “스타트업 투자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