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자가주거비…소비자물가 "반영" VS "신중" 맞서

자가주거비포함지수 전년 대비 3.4% 상승…2012년 2월 이후 최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주택가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주택가 모습.(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가격 상승 여파로 자가주거비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거비 물가 반영률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면 가중치가 큰 자가주거비가 물가에 포함되면 등락폭을 키울 우려가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108.85(2015=100)로 작년 대비 3.4% 상승해 2012년 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자가주거비포함지수가 3%대로 상승한 것은 201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 단일 품목을 더해 산출한다. 자가주거비를 추정하는 접근법 중 우리나라는 자가주택을 임대 시 획득 가능한 임대료 수익을 자가거주에 따른 기회비용으로 추정하는 '임대료 상당액법'을 쓴다. 이 방법에서는 이자비용과 세금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캐나다와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자비용, 세금 등을 포함하는 사용자비용법을 사용 중이다.

자가주거비는 2019년 5월부터 2020년 3월까지 -0.1~-0.2% 수준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꾸준히 상승 폭을 확대해 올해 3월에는 1.0%를 기록하며 1%대로 올라섰다. 이어 △4월 1.2% △5월 1.3% △6월 1.4% △7월 1.4% △8월 1.6% △9월 1.7% △10월 1.8% △11월 1.9%로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자가주거비는 현재 소비자물가지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소비자물가에는 전세와 월세 등 집세가 반영되며 가중치는 93.7이다. 전체 물가 9%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자가주거비를 소비자물가에 반영해 지표와 체감물가 간 괴리를 좁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한 위원은 “올해 8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3%로 우리나라의 2.6%를 상회해 미국 인플레이션이 우리나라보다 심각한 것으로 인식되는데 양국 간 물가지수 구성 품목 차이를 고려하면 한국 물가상승 압력이 미국에 비해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위원도 “소비자물가지수 구성 차이에 따른 물가상승률 격차는 가계가 소비하는 품목과 비중이 다르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자가주거비 항목의 경우 우리도 미국과 같이 소비자물가에 적절히 반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자가주거비 포함 여부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봤다. 자가주거비 가중치가 크기 때문에 물가 등락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자가주거비 가중치는 236.1로 공공서비스(142.5)나 외식(126.6)보다도 큰 품목이다.

실제로 자가주거비가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는 낮은 상승률을 유지하면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도 전반적으로 물가상승률 0.2~0.3%포인트(P) 하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각 나라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자가주거비를 지수에 반영하거나 보조지표로 활용하는 등 통계를 작성하는 법도 다르다”며 “자가주거비를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해 산출하면 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