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BMW iX "압도적 존재감…전기차 첨단 기술의 정점"

콘셉트카 그대로...파격적 디자인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차체 채택
실내 친환경 소재 장식, 개방감 출중
한스 짐머와 개발한 가속 사운드 일품

BMW iX. 큰 차체로부터 전해지는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 정치연 기자
BMW iX. 큰 차체로부터 전해지는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 정치연 기자

BMW는 전기차 분야에서 시대를 앞서간 브랜드 중 하나다. 2007년 '프로젝트 i'를 시작으로 2011년 친환경 전동화 브랜드 'BMW i' 출범과 동시에 첫 전기차 'i3'를 내놨다. i3를 처음 시승했던 당시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콘셉트카를 그대로 가져온 듯한 디자인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차체, 좌우로 열리는 코치 도어, 친환경 소재로 장식한 실내는 미래에서 온 전기차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i3가 등장한 지 10년이 지난 올해 BMW는 또 한 번 시대를 앞선 전기차를 내놨다. 브랜드를 이끌 새 플래그십 전기차 'iX'가 주인공이다.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BMW의 과거와 현재, 미래 기술력을 모두 보여주는 iX를 타봤다.

BMW iX는 X5 수준의 전장(4955㎜)과 전폭(1965㎜)으로 풍만한 비례감을 보여준다. / 정치연 기자
BMW iX는 X5 수준의 전장(4955㎜)과 전폭(1965㎜)으로 풍만한 비례감을 보여준다. / 정치연 기자
BMW iX 휠베이스는 3000㎜에 달한다. / 정치연 기자
BMW iX 휠베이스는 3000㎜에 달한다. / 정치연 기자

첫인상은 큰 차체로부터 전해지는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X5 수준의 전장(4955㎜)과 전폭(1965㎜), X6의 전고(1695㎜), X7의 휠 크기(22인치)로 풍만한 비례감을 보여준다. 휠베이스도 3000㎜에 달한다. BMW의 새로운 상징이 된 수직형 키드니 그릴은 강렬한 인상을 자아낸다. 전기차에는 공기 흡입을 위한 그릴이 필요 없지만, 이 그릴은 카메라와 레이더, 각종 센서를 통합한 지능형 패널 역할을 한다. 극도로 얇게 디자인한 레이저 라이트와 조화를 이룬다.

강렬한 인상을 자아내는 BMW iX 전면 모습. / 정치연 기자
강렬한 인상을 자아내는 BMW iX 전면 모습. / 정치연 기자

차체는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진보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구조를 채택했다. CFRP를 비롯해 고성능 열가소성 수지와 강철, 알루미늄 등으로 차체 구조를 조합한 첨단 설계다. 특히 차체 사이드 프레임과 레인 채널, 루프 프레임, 카울 패널, 리어 윈도 프레임을 모두 CFRP로 제작해 카본 케이지(Carbon Cage)를 형성한다. 탑승공간 안전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로 차체 무게를 줄여 민첩한 운동성능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BMW iX 커브드 디스플레이.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했다. / 정치연 기자
BMW iX 커브드 디스플레이.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했다. / 정치연 기자
친환경 인증 목재 패널로 만든 BMW iX 센터 콘솔. / 정치연 기자
친환경 인증 목재 패널로 만든 BMW iX 센터 콘솔. / 정치연 기자

실내도 놀라움의 연속이다. 프리미엄 라운지를 콘셉트로 삼은 실내는 지붕에 전기 변색 차광 기능을 탑재한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스카이 라운지를 적용했다. 버튼 하나로 유리를 불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 별도 보강재나 선 블라인드가 없어 개방감이 뛰어나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와 대시보드 등은 올리브 잎 추출물로 가공한 친환경 천연 가죽을 사용해 부드러운 촉감을 자랑한다. 친환경 인증 목재 패널로 만든 센터 콘솔은 따뜻한 느낌을 전달한다. iDrive 컨트롤러와 볼륨 조절 다이얼, 기어 셀렉터, 시트 조작과 메모리 버튼은 모두 크리스털로 제작해 럭셔리카에 타는 즐거움을 준다.

극도로 얇게 디자인한 BMW iX 레이저 라이트. / 정치연 기자
극도로 얇게 디자인한 BMW iX 레이저 라이트. / 정치연 기자

대시보드 위 커브드 디스플레이도 눈길을 끈다.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해 여러 차량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BMW 모델에 처음 도입한 육각형 스티어링 휠(운전대)도 색다른 분위기를 낸다. 다만 운전대가 크기와 두께가 두툼하고 큰 편이어서 다른 BMW 모델처럼 손에 잘 감기진 않았다.

BMW iX의 수직형 키드니 그릴은 카메라와 레이더, 각종 센서를 통합한 지능형 패널 역할을 한다. / 정치연 기자
BMW iX의 수직형 키드니 그릴은 카메라와 레이더, 각종 센서를 통합한 지능형 패널 역할을 한다. / 정치연 기자
공기 저항을 줄이는 BMW iX의 매립형 도어 오프너. / 정치연 기자
공기 저항을 줄이는 BMW iX의 매립형 도어 오프너. / 정치연 기자

iX는 차량 내외부에 평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필요할 때만 작동하는 '샤이 테크' 개념 설계를 도입했다. 레이더와 각종 센서 등을 통합한 수직형 키드니 그릴과 공기 저항을 줄이는 매립형 도어 오프너, 보닛 엠블럼에 숨어있는 워셔액 주입구, BMW 배지 안에 자리한 후방카메라, 시트에 내장한 입체 스피커,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통합한 헤드 업 디스플레이 등이 샤이 테크 기술이다.

BMW iX 22인치 휠과 타이어. / 정치연 기자
BMW iX 22인치 휠과 타이어. / 정치연 기자
BMW iX 리어 라이트. / 정치연 기자
BMW iX 리어 라이트. / 정치연 기자

버튼을 눌러 출발을 준비하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량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iX는 BMW 최신 전기화 드라이브트레인 5세대 eDrive를 탑재했다. 2개의 전기 여자식 동기 모터(electrically excited synchronous motor)는 높은 밀도의 출력을 일관되게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토크를 뿜어내며 폭넓은 영역에서 그 힘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시승차 xDrive40은 326마력의 출력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h를 6.1초(xDrive50 4.6초) 만에 도달한다.

BMW iX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 / 정치연 기자
BMW iX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 / 정치연 기자

전기차는 소리가 없어 심심하다는 편견도 깨트렸다. 가속에 따라 내연기관차처럼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주는 아이코닉사운드 일렉트릭 덕분이다. 세계적 작곡가 한스 짐머와 개발한 이 기술은 주행에 경쾌함을 더한다. 시동과 종료 시 소리를 내며 가속 페달 조작과 차량 속도에 따라 적당한 소리로 운전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BMW iX 충전구. DC 급속과 AC 완속 충전이 가능하다. / 정치연 기자
BMW iX 충전구. DC 급속과 AC 완속 충전이 가능하다. / 정치연 기자
BMW iX 트렁크. 기본 용량은 500ℓ다. / 정치연 기자
BMW iX 트렁크. 기본 용량은 500ℓ다. / 정치연 기자

1회 충전 주행 시 주행거리(복합 기준)는 76.6㎾h 배터리를 탑재한 xDrive40 313㎞, 111.5㎾h 배터리를 얹은 xDrive50 447㎞를 인증받았다. xDrive40 기준 표준 전비는 3.9㎞/㎾h이며 150㎾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31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기존 전기차와 달리 겨울철 난방 기능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iX의 큰 매력 포인트다. 배터리 손실을 최소화하며 최적의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히트 컴포트 패키지를 적용했다. 원하는 온도를 설정하면 시트와 운전대 열선을 비롯해 i 패널 밑 부분, 글로브 박스 리드, 도어 안쪽 등 차량 내부 곳곳을 따뜻하게 덥혀준다. 실제 히터 사용 시에도 다른 전기차처럼 주행거리가 확연히 줄지 않았다.

BMW iX 후면 모습. / 정치연 기자
BMW iX 후면 모습. / 정치연 기자

첨단 주행 장비도 풍성하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등으로 구성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을 갖췄다. 여기에 리모트 3D 뷰를 통해 손쉬운 주차를 지원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와 진입 동선을 따라 최대 50m까지 차량 후진 조향을 돕는 후진 어시스턴트도 기본 탑재했다. BMW가 오랜 기간 쌓아온 전기차 첨단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 iX 가격은 xDrive40 1억2260만원, xDrive50 1억4630만원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