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소부장 기업, 내년 '특례 상장' 줄 잇는다

이지트로닉스·아셈스 등 10여곳
반도체·이차전지·전력 업종 다양
日 수출규제 대응 투자 확대 영향
일반상장·SPAC 우회상장 추진도

유망 소부장 기업, 내년 '특례 상장' 줄 잇는다

내년에 유망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코스닥행이 줄을 잇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내년 코스닥 상장을 앞둔 소부장 기업은 10여개에 이른다. 이지트로닉스, 퓨런티어, 비씨엔씨, 나래나노텍, 아셈스, 풍원정밀, 지투파워, 에이엘티, 범한퓨얼셀, 성일하이텍, 세아메카닉스, 넥스트칩 등이 15일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소부장 특례 상장뿐만 아니라 일반 상장,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한 우회상장까지 여러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변환장치 생산업체 이지트로닉스, 반도체 장비부품업체 비씨엔씨,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나래나노텍은 이들 소부장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내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이미 지난 11월 심사 승인을 마쳤다. 이르면 올해 안에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치고 내년 1분기 중으로 상장 일정을 정하고 공모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전력 분야부터 시스템반도체 개발업체까지 업종도 다양하다. 롤러블 디스플레이 핵심 장비인 PI코터(도포장비)와 PI오븐(Oven)을 생산하는 나래나노텍 외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에 필요한 박막금속 가공(포토에칭) 분야 기술력을 갖춘 풍원정밀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분야 기업도 코스닥 시장 문을 두드린다. 에이엘티는 금속산화물반도체(CMOS)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 전력 반도체 등 다양한 시스템반도체를 테스트하고 조립하는 후공정 업체다.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 10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시스템반도체 칩과 전자기기 화면 터치 칩 솔루션에 강점이 있는 하이딥은 우회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0월 NH스팩18호와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2월 합병을 거쳐 3월 코스닥에 상장한다. 자율주행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넥스트칩도 지난달 예비상장심사를 청구했다. 이 회사는 2019년 앤씨앤의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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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부품사 세아메카닉스, 연료전지 생산업체 범한퓨얼셀, 배터리 재활용업체 성일하이텍 역시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이 밖에 포토레지스트 기술력이 있는 소부장 기업 영창케미칼, 건식 식각기술 보유업체 볼트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소부장 업체가 올해 안 상장을 목표로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는 소부장 특례 상장을 통해 총 25개 기업이 진입했다. 지난해 역시 17개 소부장 기업이 상장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안팎으로 2019년 말 한국거래소가 소부장 기업을 기술특례상장 대상 기업으로 포함하면서 유망 기업의 시장 진입이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정부 주도로 이 무렵에 조성된 소부장 특화 벤처펀드가 성장 중후반기 소부장 기업에 집중 투자한 것 역시 최근 소부장 기업의 상장 행렬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 가운데 다수는 일본의 수출규제 발발 무렵에 조성된 벤처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소부장 기업의 상장 행렬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