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51〉2021년 신축년을 마무리하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도 우리 사회를 달구던 많은 화두가 있었다. 'ET대학포럼'도 그곳에 함께 있었다. 문제를 밝히고자 했고, 해법이 있다면 공유하고자 했다. 올해 모두 50회에 걸쳐 코로나19 팬데믹 앞에 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부터 융합연구정책은 어떠해야 하는지라는 주제까지 다뤄 왔다.

많은 주제 가운데 단연 올해 모습이 노정된 것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과제'란 첫 주제였다. 우리는 여기서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종식되지 않을 것이며, 결단력 있는 방역단계 조정과 방역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 했다. 지난 1년은 이것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이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곧 거래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법이란 지극히 인간 사고 영역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지적은 이런 미래 기술이 하루하루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 줬다.

인문사회 지식과 과학기술의 융합이라는 근본 주제에 대해 다뤘다. 과학기술의 윤리적·사회적 가치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거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시각을 통해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분야가 서로에게 자신만의 통찰력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융합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대학평가가 달라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누었고, 개발도상국 여성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 어떤 의미가 갖는지, 곧 성년이 되는 나노과학기술 육성정책 모습도 살펴보았다. 데이터 경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반도체 핵심부품을 둘러싸고 격화된 무역분쟁의 앙금이 가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 들어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정부의 대외정책이 어떻게 변화될지를 짚어보기도 하는 등 많은 공감도 있었다.

전문가의 시각이 모두 같지는 않겠지만 교원양성 정책 방향이 바른 것인지 따져 봐야 한다는 주장, 미래 대학 진화와 혁신이 그동안 규범처럼 여겨져 온 이른바 '기업가적 대학'이란 틀이 아니라 사회의 변화된 모습과 공진화하는 대학이 하는 모습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제 곧 임인년을 맞는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여정과 같이 내년에도 그 나름의 화두가 생길 것이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도 새로이 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새해에 어떤 화두가 그 자리를 점하게 될지 예측하는 것은 어쩌면 부질없는 것이겠다.

새해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고심과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이전 또는 이것이 만든 변화를 수용하되 좀 더 안정된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한 노력도 모색하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부조화와 갈등을 해결해 나아가야 할 것이고, 그 과정은 수면 아래 묻혀 있는 문제점을 드러내는 고통의 순간이 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다시 높이기 위한 여러 과제를 발굴하고 시동을 걸게 될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 사회를 뒤흔들 변화도 다루게 될 것이다. 어쩌면 코로나19 팬데믹 조기 종결이나 글로벌 경제의 순항과 같은 기쁜 소식일지도 모른다. 반대로 우리 부동산 시장과 세제를 둘러싼 갈등, 이자율과 유가 상승, 예상치 못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출현이나 심지어 글로벌 경제가 다시 한번 출렁이는 그런 변화를 다루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무엇이든 'ET대학포럼'은 전문가 시각으로 그 문제를 진단하고 나름의 해법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그 가운데 일부는 우리 모두의 공감을 얻기도 할 것이다. 우리에게 그동안의 규범처럼 굳어진 오해와 생각이 있다면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주장도 담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것이 앞으로 1년 동안의 여정을 묵묵히 이끌 동기이자 이 포럼을 지탱하는 바람이기도 하다.

박재민 건국대 교수·ET대학포럼 좌장 jpark@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