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늘어나는 탈모 인구…성장하는 탈모 시장

탈모환자 年 2.4% 증가…2020년 23만명 넘어
치료시장 5년 전보다 50% 성장-1400억 규모
'외모 중시' 2030세대 환자 지속 증가 추세
AI기술 기반 가정용 의료기기까지 등장

[스페셜리포트]늘어나는 탈모 인구…성장하는 탈모 시장

지난 2020년 탈모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3만3194명이다. 이 숫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병원을 찾지 않는 잠재적 환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국내 탈모 인구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최근 탈모 고민을 호소하는 2030세대도 적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탈모 진료비 해마다 10%씩 증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탈모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3만3194명이다. 이 숫자는 △2016년 21만2141명 △2017년 21만4228명 △2018년 22만4800명 △2020년 23만3194명으로 연평균 2.4%씩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7월까지 이미 15만9536명이 탈모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진료비 증가 속도는 더 빠르다. 탈모증 질환 총진료비는 △2016년 268억3200만원 △2017년 286억5000만원 △2018년 323억6400만원 △2019년 361억7300만원 △2020년 387억3900만원으로 연평균 9.6%씩 증가하고 있다. 1인당 진료비도 2016년 12만6000원에서 2020년 16만6000원으로 31.3%가 늘었다.

2020년 기준 전체 탈모증 환자 중 30대가 22.2%(5만2000명으로)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40대가 21.5%(5만명), 20대가 20.7%(4만8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탈모가 중년들의 고민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젊은 탈모증 환자가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젊은 층의 탈모 증가는 생활수준 향상으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서 병원을 찾는 젊은 층이 늘어났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는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치료 받은 환자의 수다. 건강보험은 병적인 탈모에 대해서만 치료비를 보장한다. 노화나 유전, 미용 목적의 단순 탈모 치료는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다. 대부분 탈모 환자는 현재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않는 비급여로 진료를 받고 있다. 때문에 국내 탈모 환자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파악이 어렵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1000만 탈모인'은 논문을 바탕으로 한 추산, 추정치다. 단, 탈모 인구 증가는 건강보험 통계에서 확인된다.

대선주자들의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적용과 탈모 카피약 약가 인하 및 신약연구 개발 지원 공약으로 탈모약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6일 서울 종로구 한 약국에 판매중인 탈모약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대선주자들의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적용과 탈모 카피약 약가 인하 및 신약연구 개발 지원 공약으로 탈모약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6일 서울 종로구 한 약국에 판매중인 탈모약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탈모치료제…美 프로페시아·英 아보다트 양강 구도

탈모 환자가 늘어나면서 탈모치료제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병원 처방이 필요한 전문 탈모치료제 시장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두 성분이 양분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탈모치료제 원외처방액은 피나스테리드 계열이 998억원, 두타스테리드 계열이 165억원으로 총 1162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5년 피나스테리드 계열 처방액은 △2016년 667억원 △2017년 677억원 △2018년 764억원 △2019년 873억원 △2020년 998억원을 기록하며 평균 성장률 11%를 기록했다. 두타스테리드 계열은 △2016년 55억원 △2017년 61억원 △2018년 91억원 △2019년 128억원 △2020년 165억원 5개년 평균 성장률이 32%를 기록했다.

피나스테리드 성분 오리지널 의약품은 미국 제약사 머크(MSD)의 '프로페시아', 두타스테리드 계열 대표 약품은 영국 GSK의 '아보다트'다. 국내에 출시된 피나스테리드와 두테스테리드 성분 제네릭(복제약)이 수십개에 이르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지만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두 오리지널 제품은 전체 시장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네릭 중에서는 JW신약에서 내놓은 모나드(피나스테리드 성분) 매출이 2020년 기준 약 102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10%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했다.

처방이 필요하지 않는 일반의약품으로는 바르는 형태의 미녹시딜 성분 의약품 시장이 여성 탈모인구 증가와 함께 성장세를 보이며 1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JW신약 '로게인폼', 현대약품 '마이녹실', 동국제약 '판시딜'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탈모 일반의약품 시장 규모를 약 400억원 규모로 추산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합치면 국내 탈모치료제 시장은 1300억~14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부 추산한다”면서 “5년 전과 비교해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가 50% 성장했으며 건강보험 급여화가 진행된다면 환자의 약값 부담이 줄어들면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환자 대부분이 탈모 초기 샴푸 등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다가 탈모가 진행되면서 의약품이나 병원을 찾는다”며 “초기부터 효과적인 관리가 중요하고 의학적으로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제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의약품 시장으로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성분의 부작용과 복용 불편을 해소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세포 증식과 재생을 조절하는 윈트(Wnt) 신호전달 경로를 활용한 탈모치료제 'JW 0061'을 개발 중이다. 종근당은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인벤티지랩, 위더스제약과 피나스테리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1·3개월 장기지속형 주사형 탈모 치료제를 개발한다. JW중외제약은 지난 2018년 국내 처음으로 두타스테리드를 정제(알약) 형태로 개발하면서 시장 주목을 받았다. 한올바이오파마는 탈모치료제 전용 생산라인을 3배 확대하기로 했다.

LG 프라엘 메디헤어
<LG 프라엘 메디헤어>

◇약이 다가 아니다…2030세대 겨냥한 제품 다양화

치료제뿐만 아니라 탈모 방지 기능성 샴푸, 식품, 의료기기 등 탈모를 예방하거나 관리하는 제품 시장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2019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탈모 관리 및 치료 시장 규모는 최근 10년 사이 4배 이상 증가해 2015년 기준 약 4조원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탈모 샴푸 1위 브랜드는 TS샴푸로 국내 50%를 점유하고 있다. TS트릴리온은 지난해 젊은층을 겨냥하기 위해 가수 지드래곤을 모델로 기용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도 탈모 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와 라보에이치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지난 2020년 탈모·두피케어 브랜드 '스칼프메드'를 론칭했다. HK이노엔에 따르면 국내 헤어케어 전체 시장의 21% 비중을 차지하는 기능성 탈모완화 제품 시장은 2018년 대비 2019년 31% 성장했다.

탈모 치료용 가정용 의료기기도 속속 등장한다. LG전자는 2020년 헬멧 형태의 탈모 치료용 의료기기 'LG 프라엘 메디헤어'를 출시했다. 셀리턴은 2019년 헬멧 형태 탈모 치료 기기 '헤어알파레이'를 내놨다. 아이엘사이언스는 최근 CES 2022에서 미세전류 기술과 실리콘렌즈 발광다이오드(LED)를 접목한 두피 전용 홈케어 '폴리니크 AI 두피케어 플랫폼'을 선보였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이후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 시장에서도 2030 탈모 진료 건수가 늘고 있다. 탈모 등에 특화된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닥에 따르면 탈모 비대면 진료를 받은 이용자 가운데 20~39세 젊은 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71.3%에 달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