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우리는 달로 간다

한국형 달 궤도선(KPLO)과 달 착륙선 임무 상상도.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달 궤도선(KPLO)과 달 착륙선 임무 상상도.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내 달 탐사 시대 개막을 알리는 한국형 달 궤도선(KPLO)이 오는 8월 발사를 목표로 초읽기에 들어간다.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50여년 만에 시작되는 '위대한 여정'이다.

KPLO는 유인 우주선이 아닌 무인 탐사선이다. 달 100㎞ 고도를 비행하며 달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가로 1.8m, 세로 2.1m, 높이 2.3m 크기 본체와 6개 탑재체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달 탐사 도전은 아시아권 경쟁국 대비 늦은 편이라는 평가다.

2007년 달 탐사위성 '셀레네'를 발사한 일본, 2008년 달 궤도선 '찬드라얀 1호' 발사에 성공한 인도가 아시아권에서는 빠른 축에 속한다. 중국은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 달 궤도선 발사 이후 2013년 착륙선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세 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에 이어 아시아권 신흥 우주 개발 강국들이 달 탐사에 가세하는 것은 향후 심우주 탐사 전진기지 확보와 함께 달이 품고 있는 막대한 경제적·산업적 파급력 때문이다. 달은 오래전부터 희토류 등 고부가가치 자원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우주 개발 강국들과 격차 심화로 국제협력 기회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에 KPLO 발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

KPLO를 통한 달 궤도 탐사는 여러 선행기술 확보가 필요하다. 설계 제작기술부터 정밀한 항법·제어기술, 궤도 진입기술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대용량 고출력 추진시스템을 국산화했으며 지구까지 도달하는 신호감도 저하를 극복하기 위한 심우주지상국 안테나 설치도 완료했다.

개발 과정에서 늘어난 중량에 따라 달 궤도에 진입하는 방법으로 탄도달전이(BLT) 방식을 선택했다. 기술적 부담이 따르지만 중량 증가에 따른 연료탱크 재설계 등 개발 지연보다는 연료를 줄일 수 있는 BLT를 택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은 자체 설계한 BLT 궤도를 기반으로 한 발사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스페이스X로부터 문제없다는 답변을 확인한 상태다.

예정대로라면 KPLO는 오는 8월 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 발사체에 실려 지구를 떠난다. 12월 중순 달 궤도에 진입하면 2023년 1월부터 12월까지 탑재체 6종을 활용해 달 지형 등을 연구하게 된다.

KPLO에 탑재된 고해상도카메라는 달 표면 착륙 후보지 광학 촬영을, 광시야 편광카메라는 달 표면 편광 영상 획득을 통한 달 표면 편광지도 제작 임무를 수행한다. 자기장 측정기는 달 기원 규명을 위한 자기장 세기 분포 측정, 감마선분광기는 달 표면을 구성하는 주요원소 및 미량원소 지도 작성, 우주 인터넷 검증 탑재체는 심우주 탐사 시 지구와 탐사선 간 안정적 통신 확인 임무를 책임진다.

KPLO 발사 성공은 2030년 계획된 달 착륙선 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무궁무진한 '뉴스페이스' 시대로 나아가는 밑거름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