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 위기, 리먼 브러더스 사태, 코로나19 등 세계적인 경제위기마다 '퀀텀 점프' 성장한 반도체 소재 회사가 있어 주목된다. 반도체 조립 공정에 꼭 필요한 초미세선 '본딩 와이어'를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 엠케이전자 이야기다. 장기화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엠케이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엠케이전자는 주력사업은 '본딩와이어'와 반도체 칩을 PCB 기판에 접착하는데 사용하는 초미세 볼인 '솔더볼'이다. 매출 비중은 본딩와이어가 90%, 솔더볼이 10% 정도다.
본딩와이어는 머리카락 굵기의 4분의 1 정도의 초미세 선이다. 고온 접합 신뢰성과 기계적, 전기적 특성을 만족시키는 것이 기술력의 핵심이다. 진입장벽이 높다. 엠케이전자 본딩와이어 시장 점유율은 글로벌 1위다.
전염병 등 경제위기가 닥칠 때마다 엠케이전자 실적은 오히려 고공행진 했다. 전체 매출 80%가 수출이어서 고환율 수혜를 입은 영향이다.
1998년 IMF 사태 당시 많은 기업이 수출이 감소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위기 상황에서 엠케이전자는 전년 대비 매출이 23% 성장해 첫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당시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82% 상승했다. 고환율 효과와 더불어 PC와 모바일 보급 확대 등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었다.
2002년~2003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 전염병 사태 당시에도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했다. 2015년에는 한국토지신탁을 인수하고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도 매출 4500억, 영업이익 240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엠케이전자는 성장을 이어갔다. 언택트 트렌드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한 결과다. 엠케이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예측된다. 연결기준으로 사상 첫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글로벌 위기' 때마다 호실적을 기록한 건 엠케이전자가 주로 사용하는 소재 영향도 있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본딩와이어는 순도 99.99% 금이나 은 등의 원자재를 사용한다. 경제위기 때마다 보통 금값이 치솟는데 엠케이전자는 고객사와 금값 연동제 계약을 맺는다. 금값이 오를 때마다 매출과 수익이 늘어나는 이유다.
해외 중국법인도 견실하게 성장하며 매출에 큰 도움을 준다. 중국이 반도체 내재화 기조를 강화할수록 엠케이전자 중국법인 매출이 지속 늘었다.
올해도 엠케이전자는 성장이 기대된다. 반도체 수요가 지속 늘면서 주력사업인 본딩와이어와 솔더볼 수요는 계속 높다. 엠케이전자는 신사업으로 주석 재생 사업, 2차전지 음극 소재 개발, 솔더 페이스트 등으로 새로운 회사 성장 동력을 키울 계획이다.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주력사업뿐만 아니라 올해 신사업 분야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낼 계획”이라면서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