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용의료 플랫폼, '사용자 중심' 마인드 가져야

신호택 바비톡 대표.
신호택 바비톡 대표.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산업 중 하나는 바로 미용의료 시장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시대는 역설적으로 미용 산업을 확대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원격 영상회의 화면에 비친 본인 얼굴을 장시간 관찰하면서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 이뿐만 아니라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의 큰손으로 떠오른 2030 남성 '럭비남'의 등장도 미용의료 업계의 무서운 성장세를 반증한다.

특히 다양한 시·수술 정보와 각종 이벤트를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미용의료 플랫폼 서비스는 고객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의사, 비용, 시·수술 후기 등을 모으고 정제해서 사용자가 접근하기 어려웠던 성형 시·수술 정보 획득을 용이하게 했다.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검은손'도 많아지는 법이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후킹성 광고가 넘쳐나고,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시·수술 후기가 쏟아졌다. 정보 홍수 속에서 소비자 판단력은 흐려지기 마련이다. 명확한 정보 판단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미성년 소비자는 그 유혹에 빠지기 더욱 쉬운 환경이 됐다. 여기에 브로커를 활용한 병원 간 경쟁, 유인 알선, 전문가 집단과 신생 플랫폼 간 충돌 등이 더해지며 여러 잡음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미용의료 플랫폼 기업이 서비스를 영속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혹자는 역량 있는 개발자,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트렌디한 광고 마케팅 등을 꼽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 모든 것보다 우선시 돼야 하는 가치는 진정성과 투명성이다.

“쌍꺼풀 수술한 지 반년이 지난 지금도 아침에 눈 뜨는 게 어려울 정도로 매일 성형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나는 아니겠지 하고 처음부터 부작용에 대해 잘 알아보지 않았던 게 후회돼요” 영화나 드라마 대사가 아니라 실제 스물다섯살 여성의 성형 수술 부작용 이야기다.

화장품은 사용 도중 피부 타입에 맞지 않으면 중단할 수 있지만 성형은 수술대에 눕는 순간 돌이킬 수 없다. 시·수술에 대한 의사결정이 쉬워서는 안 되는 이유다. '수술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이 수술을 반드시 해야 하는가'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플랫폼은 이용자가 최대한 많은 정보를 투명하게 수집하고, 충분히 고민한 뒤에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 안전하게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하는 '사용자 중심' 마인드로 서비스를 운영해야 한다.

미용의료 정보를 메인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는 기업이 이용자에게 '수술을 반드시 해야 하는가'부터 고민하라고 권하는 것에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성형 정보의 불균형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오히려 이용자 신뢰성을 높여서 서비스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줬다.

부작용톡, CCTV안심존, 어뷰징 활동 병원에 대한 제재 등은 일부 병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용자를 보호하고 서비스 자체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또한 플랫폼에서 이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병원도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자연스럽게 질이 높아진다.

모든 플랫폼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이용자가 떠나면 유지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고객, 즉 사용자 관점에서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급격하게 미용의료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나 사용자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도태는 당연한 순서다. 진정성 어린 자세로 이용자와 투명하게 소통하고 이해해서 고객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신호택 바비톡 대표 htshin@babital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