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신세계를 제치고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한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거래로 이마트24 추격을 제치고 CU·GS25와 나란히 편의점 3강 체제를 갖췄다. 롯데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한 라스트마일 배송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세븐일레븐이 몸집을 불리면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이온그룹과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한국미니스톱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그룹을 선정하고 최종 통보했다. 이번 인수로 세븐일레븐은 CU·G25와 함께 편의점 선두사로 올라섰다. CU와 GS25의 점포수는 각각 1만5700개, 1만5400개로 세븐일레븐(1만1173개)과 격차를 보였다. 이번 미니스톱 인수로 세븐일레븐은 단숨에 1만3793개로 늘었고 4위사인 이마트24(5800개)와 거리를 벌렸다.
편의점 3강 체제가 굳어지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국내 전체 편의점의 10%에 해당하는 약 5000여개 재계약 점포가 쏟아진다. 재계약 점포들의 선택에 따라 매장 수가 좌우될 수 있어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편의점 점포수는 규모의 경제와 매출로 직결되는 핵심 지표다.
재계약을 앞둔 가맹점주 설득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편의점 업계는 장려금과 이익배분율을 상향 조정하거나 인테리어, 보조금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GS25는 지난달 업계 처음으로 상생안을 내놨다. 상생안은 가맹본부 임차점포의 가맹 재계약 지원금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CU도 역대 최대 규모 상생안을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상품 발주 지원 확대(폐기 지원금 인상), 신상품 도입 지원금 신설, 운영력 인센티브 도입 등 지원책을 내놨다. 점포의 수익과 직결되는 운영력에 따라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공격적인 출점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월회비가 아닌 로열티 방식의 새로운 가맹모델 도입을 추진하는 것도 기존 점주의 이탈을 막고 경쟁사 점주 유치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초 상생안을 내놨다.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과 수익 증대를 위한 기반 다지기에 집중했다. 특히 점포 근무자가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본사 부담으로 '점포안심보험' 제도를 마련했다. 경영주와 메이트를 포함한 점포 근무자가 제3자로부터 물리적 폭행을 당한 경우 진단 급수별로 최대 195만원까지 보상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상생안을 통해 기존 점주를 지키고 늘어난 점포를 빠르게 재정비하는 것이 세븐일레븐이 풀어야할 숙제다.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 모두 적자 상태라 투자금 확보도 시급하다. 이를 위한 롯데그룹 차원에서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롯데는 백화점, 마트, 슈퍼, 편의점 등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바꾸는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은 소비자와 최종적으로 만나는 유통망으로 '라스트마일'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