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단위로 바뀌는 대선판, 단일화 없으면 계속 안개속

李·尹, 악재 겹치며 지지율 정체
安, 추가동력 없어 낙관 어려워
설연휴 전 단일화 협상 시작해야
'노마드 표심' 잡을 가능성 보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대선 후보 지지도 추이

주요 정당 대선 캠프 분위기가 주 단위로 지지율 등락에 희비가 엇갈린다. 이달 중순까지 저마다 자당 후보 당선 가능성을 점치던 것과 사뭇 달라졌다. 최근에는 초긴장 모드로 설 연휴 전 승부수를 언급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요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은 최근까지 혼전 양상이다.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등 대선후보 3인을 중심으로 3강 혹은 2강 1중의 구도 가능성을 두고 제각각 판단을 달리하고 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측은 설 연휴 전까지 40%대 지지율 안착을, 안 후보 측은 20%대 지지율 진입을 기대하지만, 현재로선 낙관할 수 없는 것이 각 캠프 분위기다.

지난 21일 기준 한국갤럽 조사 지지율 추이를 보면 이재명 34%, 윤석열 33%, 안철수 17%(조사기간 1월 18~20일)다. 이번 조사는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순(12월 14~16일) 이재명 36%, 윤석열 35%, 안철수 5%, 올해 1월 중순(1월 11~13일) 이재명 36%, 윤석열 31%, 안철수 17%와 유사하다. 안 후보 지지율이 지난해 대비 올 초 상승했고 세 후보 모두 최근 들어 박스권에 머물며 지지율 반전의 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력 양강 주자인 이 후보와 윤 후보 사이에서는 녹취록 폭로전이 오가고, 국민의힘 내홍 사태를 기점으로 지지율이 뛰어올랐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추진동력이 약해진 모습이다.

주 단위로 바뀌는 대선판, 단일화 없으면 계속 안개속

3곳 캠프의 공통된 고민은 지지율 정체와 함께 온갖 악재를 넘어설 돌파력이 없다는 점이다. 1월 초반까지 캠프별로 자신감이 역력했다. 이 후보 측은 국민의힘이 내홍으로 주춤하는 사이 네거티브 공세를 줄이고 정책 이미지를 강조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0%를 넘기기도 했다. 반면에 윤 후보 측은 선대위 내홍으로 지지율이 크게 추락했지만, 이준석 대표와 극적 화해를 이룬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안 후보 측도 지지율이 15%를 넘기며 내부적으로는 국민의힘 내홍이 아닌 안 후보에 대한 여론의 긍정 평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을 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기대보다 긴장감이 감돈다. 이 후보는 좀처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지지율이 숙제다. 여기에 과거 가족분란 관련 녹취록이 유포된 점도 부담이다. 여당 내 친문 지지자의 마음을 돌리는 것도 숙제다. 윤 후보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지만 부인 김건희씨 녹취록과 가족 리스크가 여전하다. 공천 갈등을 둘러싼 내홍도 변수다. 후보 단일화 이슈도 여전히 잠재돼 있다. 안 후보는 추가동력 이슈가 시급한 상황에서 본인은 빠진 대선 양자 TV토론이 추진 중인 것이 리스크다.

정치권에선 지금의 혼전을 정리하는 길은 결국 후보 단일화를 꼽았다. 적어도 이번 설 연휴를 기점으로 단일화 협상에 시동이 걸리고, 2월 중순 결론이 나와야 갈피를 못잡는 노마드 표심이 정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의미를 두는 지지율 수준은 적어도 42% 이상을 기록하는 수준의 40%대 안착이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은 41.08% 였다. 각 캠프는 42% 이상만 나와줘도 당선권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지금 혼전 양상은 단일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당인 이 후보의 지지율이 높을 경우 야권의 윤 후보와 안 후보 단일화 추진 요구가 크지만, 양강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 하는 사이 3위 후보가 상승하는 구도는 눈치싸움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각 후보에 대한 비호감은 큰 반면 대중을 끌어들일 만한 차별화된 이미지가 없어 이슈에 따라 지지율이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번 설 연휴가 지지율 판도의 기점이 될 것이며 그 여부는 단일화에 달려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