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Ⅱ]<23>디자인 싱킹으로 본 메타버스(3)

지난 20일 정부는 디지털 뉴딜 2.0의 일환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가상융합현실이 가져올 경제,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우리 정부뿐만 아니다. 미국, 유럽연합, 중국 등 이미 전 세계 수많은 국가와 도시, 기업도 메타버스를 통해 변화할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다양한 전략을 세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도시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관점에서 국내외 도시들은 메타버스 관련 산업을 다양한 지역 내 장소에 배치함으로써 디지털 경제와 더불어 지역의 실물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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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의 시대, 이제 우리가 상상하는 세상은 메타버스 세상 속 다양한 장소, 관계, 실행의 방식까지 전면적으로 새로이 디자인(설계)하는 것이 필요해졌다. 이를 우리는 어떻게 접근하고 행동해야 할 것인가. 창의적 사고방식이자 혁신을 위한 문제 해결법 중 하나인 디자인 싱킹의 관점으로 메타버스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자.

최근 사람들은 메타버스를 통해 우리의 현실이 가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1945년 미국 과학연구개발소의 버니바 부시 소장이 언급한 라이프 로깅(Lifelogging)이 있다. 인생(Life)을 기록(Log)하고 확장해가는 형태에서부터 가상세계 내 공간이나 객체(사물, 자산 등), 프로세스 등이 현실과 동일하게 표현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까지, 5G·6G, AR·VR·XR, 블록체인 등으로 대변되는 다양한 메타버스 기술을 통해 현실 세계가 가상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구조를 잘 살펴보면, 메타버스의 발전은 현실에서 가상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에서의 활동이 실물 경제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이 초연결적 경험으로 대변되는 메타버스, 즉 가상과 현실을 융합하는 경제 체계로 확장됨으로써 결국 엄청난 실물 경제로의 산업적 가치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를 디지털 전환의 관점에서 나눠 보면 세 가지의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산업의 디지털화다. 산업이 디지털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기술'과 '혁신'이 핵심으로 작용한다. 전통적인 산업에 속한 기업의 경우 디지털화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기술적, 조직적, 사업적 혁신이 필요하다. 여기서 메타버스는 산업의 디지털화를 보다 현장성 있는 형태로 구현하고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이 될 수 있다. 지난 기고에서 소개한 바 있는 현대자동차, 다국적 가구기업인 이케아 등이 좋은 사례다.

두 번째는 디지털의 산업화다. 이는 주로 '기술'과 '시장'을 다룬다. 특히 산업적 관점에서 볼 때 메타버스의 핵심은 결과적으로 사용자 중심의 인터랙티브 경험에 대한 시장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위해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그간 축적해 온 관련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어떻게 이러한 시장의 구조와 관계들을 설계해갈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세 번째는 데이터 역할의 확대다. 디지털 시대의 데이터는 사회, 기술, 경제 등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관계를 드러내는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메타버스에 있어 데이터는 전략적 역할로써 기술과 혁신, 혁신과 시장, 시장과 경계 등 연결되는 수많은 관계에 대한 가치를 끌어내고 확장하는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통해 그 의미가 더욱 깊고 넓게 확장될질 것이다.

여전히 메타버스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근본적으로 개선, 변화시킬 수 있는 보다 의미있고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제는 메타버스 같은 새로운 세계로의 확장과 상호연동의 관점에서 메타 싱킹으로 우리의 생각을 새롭게 리디자인(재설계)해야 할 때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