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길 한국세라믹기술원장 "'K-세라믹 플랫폼' 거점 기관으로 산업 트렌드 이끌겠다"

정연길 한국세라믹기술원장 "'K-세라믹 플랫폼' 거점 기관으로 산업 트렌드 이끌겠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이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바이오 세라믹을 3대 키워드로 'K-세라믹' 브랜드화와 'K-세라믹 플랫폼' 거점 기관 정립에 집중한다. 세라믹 소재와 산업 관련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세라믹 대표 기관으로 도약한다.

정연길 한국세라믹기술원장은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탄소중립' 기여, 세라믹 연구와 산업의 '디지털 전환', '바이오 세라믹' 전략 육성을 꼽았다. 정 원장은 “올해 세라믹기술원 사업비 규모는 76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동시에 K-뉴딜, 탄소중립 실현, 소부장 경쟁력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 ESG 경영, 산업재해 예방 등 당면과제도 산적한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 방향과 급변하는 세라믹산업 환경에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하기 위한 내부 혁신과 대외 협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지난해 7월 취임 후 원내 세라믹산업 정책 지원과 연구기획 기능을 강화했다. 정부 소부장 정책에 부응하고 세라믹 주력산업 고도화와 세라믹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서다. 이를 위한 연초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도 완료했다.

동시에 세라믹 기업·유관기관과 협력을 강화하며 세라믹 신산업 생태계 조성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정 원장은 “세라믹 소재·부품산업은 국가 산업 경쟁력은 물론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하고 “K-세라믹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뉴비전에 이어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수립해 세라믹 산업 지원을 넘어 산업 트렌드를 선도하는 세라믹기술원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K-세라믹 플랫폼 거점 기관

-기술혁신으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K-세라믹 플랫폼, 한국세라믹기술원'이 뉴비전이다.

▲세라믹 소재와 산업에 관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한민국 세라믹 대표 연구기관으로 글로벌 톱 수준의 위상을 확보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K-세라믹'을 브랜드화해 세라믹 주력산업 육성뿐만 아니라 신기술 개발과 신산업 창출,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K-세라믹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신년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취임 후 첫 인사인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탄소중립 실현, K-뉴딜 성과 창출 등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역할 정립에 초점을 맞췄다. 세라믹기술원 미래 주역인 30~40대 청장년 연구원을 보직자로 임명해 책임과 역할도 부여했다. 세라믹 신성장동력 창출, 대국민 서비스 질 제고, 기관 고유사업 효율성 강화,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ESG 경영이 신년 조직개편과 인사 배경이다.

세라믹 소재와 산업에 관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K-세라믹 플랫폼 구축과 거점 기관 역할을 맡겠다고 말하는 정연길 원장.
세라믹 소재와 산업에 관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K-세라믹 플랫폼 구축과 거점 기관 역할을 맡겠다고 말하는 정연길 원장.

-조직개편 내용은.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기존 3개 연구본부를 주력산업과 신산업 2개 연구본부로 개편했다. 탄소중립·수소에너지·디지털소재혁신 전담 저탄소·디지털전환사업단을 원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지역 특화·핵심산업 수요에 대응하는 조직인 융합바이오세라믹소재센터를 연구단으로 격상하고 ESG 경영 전담부서 기능을 강화했다.

-신설 저탄소·디지털전환사업단 기능과 역할은.

▲한국세라믹기술원은 그린뉴딜, 디지털뉴딜 추진 기반을 갖추고 있다.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을 위해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탄소중립, 수소경제, 디지털전환 등 최신 이슈에 대응하고 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소재·부품·공정기술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임무를 부여했다.

-최근 탄소중립, 수소발전, 항공우주·방산 분야에서 대외 협력 MOU를 연이어 추진했다. 같은 맥락인가.

▲그렇다. 탄소중립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 여부를 넘어선 생존의 문제이고 국가적, 글로벌 과제다. 기관 개별 활동뿐만 아니라 산·학·연·관이 협력해 시너지를 거둬야 한다. 경남 항공우주·방위산업 탄소중립 전략과 시너지 창출을 고민했고 세라믹과 밀접하게 연관된 항공우주와 방산, 수소발전 분야를 시작으로 탄소중립 협력을 확대해 나가려 한다.

◇세라믹, 소부장 경쟁력의 핵심

-세라믹 소재와 산업은 왜, 어떤 점에서 중요한가.

▲세라믹은 비금속광물 및 이를 이용한 소재다. 크게 전통 세라믹과 첨단 세라믹으로 분류한다.

전통 세라믹은 유리, 시멘트, 도자 등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소재로 그동안 국가 기간산업 발전에 중요 역할을 담당했다. 첨단 세라믹은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바이오, 로봇, 항공우주 등 첨단산업에 활용하는 소재다.

과거 일본의 수출규제, 중국발 요소수 사태 등에서 보았듯, 앞으로 자국 이기주의는 더욱 팽배해질 것이다. 세라믹 원료와 세라믹 기반 소재·부품을 선제 관리하지 않으면 국가 안보에도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

-현재 세라믹 연구계와 산업계 관심사는.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등 대형 이슈는 물론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탄소중립, CCUS, 수소 등 세부 이슈와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한발 더 들어가면 글로벌·국내 공급망 안정화, 대체재 개발, 리사이클(도시광산) 등이 주요 관심사다.

올해는 10대 국가필수전략기술(AI, 바이오, 5G·6G,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수소, 우주항공, 양자, 첨단로봇, 사이버보안)에 관한 핵심 소재·부품 개발전략 수립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세라믹산업의 중심은 이미 전통 세라믹에서 첨단 세라믹으로 이동했다. 세라믹기술원 첨단 세라믹 연구개발 방향은.

▲글로벌 국가적 이슈인 탄소중립, K-뉴딜 정책 방향에 맞춰 산업부와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세부 과제를 도출해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멘트산업 탄소중립 기술개발이다. 시멘트산업은 국내 산업 부문 가운데 이산화탄소 배출량 18%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탄소저감 대상이다. 2030년을 목표로 시멘트산업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석회석 대체 순환자원 개발, 이산화탄소 포집 및 고순도 탄산염 생산기술 확보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고에너지밀도·고내구성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 차세대 고효율 수전해·세라믹 연료전지 기술, 바이오헬스 적용 세라믹 소재 및 공정기술, 고품질 전주기 디지털 데이터 축적과 활용 AI 플랫폼 등도 첨단 세라믹 관련 주요 R&D 사업이다.

-우리나라 세라믹 소재산업의 대외 의존도는.

▲안타깝게도 만성적 무역수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희토류 중국 의존도는 91%, 내마모성이 요구되는 부품류에 사용하는 질화규소(Si3N4) 원료는 일본 의존도 96%에 이른다. 이에 정부는 2025년까지 소재·부품·장비 30개 사업 82개 과제를 완료해 대외 의존도를 크게 낮추려고 한다. 세라믹 8개 핵심품목 R&D도 세라믹 소재 국산화와 대외 의존도 탈피, 산업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정 원장은 미래산업 핵심소재로 융복합세라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래 첨단 바이오세라믹산업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미래산업 핵심소재로 융복합세라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래 첨단 바이오세라믹산업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아쉬운 점은 없나.

▲정부는 최근 금속 1개뿐이던 뿌리기술 소재에 세라믹을 추가하고 연구개발·투자 지원을 늘리고 있다. 세라믹을 제조 경쟁력 근간으로, 산업적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한 결과다.

세라믹은 제품의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는 소재, 부품이나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핵심 공정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세라믹산업은 뿌리기술에 포함되며, 품질과 성능을 좌우하는 기초산업으로서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하겠다.

세라믹 융복합 소재는 뿌리산업 고부가가가치화와 첨단화를 가속화하고 미래 자동차, 항공·우주, 첨단 바이오 등 신성장산업을 견인하는 핵심소재가 될 것이다.

◇첨단 바이오 세라믹에 주목

-세라믹기술원의 첨단세라믹 주요 연구성과는.

▲자동차 전장용 초소형 고용량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기능성 화장품 소재를 꼽을 수 있다.

전장용 MLCC는 일본 기업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국산화 시급 부품으로 개발을 완료하면 230억원 수입대체, 3500억원 매출 향상, 30명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기능성 화장품 소재를 개발해 10억원에 기술이전했다.

특히 '바이오 신약'은 중장기 연구개발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데 10년 후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1000억원 이상 매출과 500명 신규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는 분야다.

초고온 내열부품소재도 수출입 제한으로 국산화 요구가 큰 분야다.

-충북 오송에 구축한 융합바이오세라믹소재센터 기능은.

▲2017년 구축했고 지역 핵심산업과 연계한 융합바이오세라믹소재산업 육성이 목적이다.

융합바이오세라믹은 의약, 농·축산, 화장품,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소재다.

최근에는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에 '융합바이오세라모테크노베이터'를 준공했다. 입주기업에 기술·장비·시설지원, 신뢰성 평가, 마케팅, 시제품 생산 등을 원스톱 지원한다.

-기업지원 사업과 주요 성과도 궁금하다.

▲신기술 개발에서 애로기술 해소, 인증까지 중소기업 맞춤형 연구개발사업화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비창업자와 창업기업, 도약기업의 성장도 지원한다.

창업지원 분야는 현재 진주, 부천, 이천에 3개 거점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며 55개사를 보육하고 있다. 입주기업에 성장단계별 지원사업을 매칭해 지난해 말 기준 175명 고용창출, 매출 184억원 성과를 거뒀다. 진주 강소연구개발특구와 연계해 12개 연구소기업 설립을 지원하고 함께 성장하고 있다.

세라믹 기업 재직자 교육, 미취업자 취업지원 사업에서 지난해 말 기준 972명 재직자가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 미취업자 대상 기업수요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은 취업률 73.8%, 교육 만족도 94%로 매우 인기가 높다.

기업 지원사업 일환으로 10종 첨단세라믹 시험분석 장비를 도입해 산업계에 필요한 국제표준(ISO), 국가표준(KS), 단체표준(SPS) 인증을 지원하고 있다. 연간 약 6000여건 시험분석 서비스도 기업지원 서비스다.

-취임 이후 줄곧 ESG 경영과 연구 안전을 강조했다고 알고 있다.

▲안전보건을 기관 경영과 연구 활동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업무 활동은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환경 부문에서는 2018년부터 안전관리비 예산을 지속적으로 증액했다. 실험실 내 안전 시약장 보급, 가연성 안전설비 구축 등 시설보강과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019년 전 사업장에 국제인증 ISO 45001을 획득했고 2021년 과기부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을 받았다. 올해는 KOSHA-MS(국내 인증) 획득을 추진한다.

거버넌스 부문에서는 근로자 대표의 이사회 참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 도입이 확정됐다. 세라믹기술원은 의무 도입 기관은 아니지만 노·사 간 소통과 상생협력, 향후 노동이사제 도입 의무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진주=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정연길 한국세라믹기술원장 "'K-세라믹 플랫폼' 거점 기관으로 산업 트렌드 이끌겠다"

<정연길 한국세라믹기술원장은>

1966년 경남 산청 출신으로 창원 경상고,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창원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세라믹과 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한국세라믹학회 부회장,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소재·부품·장비 전문위원, 한국전력공사 비상임이사 및 감사위원,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 자문관 등을 지내며 국가 정책 수립에 기여했다.

지난해 7월 제5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오는 2024년 7월 25일까지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