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에 통신장비업계 MWC 대응 비상

MWC 2022
MWC 2022

MWC 2022를 앞두고 국내 통신장비업계가 행사 참여 여부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당초 대다수 기업이 부스를 예약하고 출장준비에 돌입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업별로 전면 취소까지도 검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담당하는 MX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 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이번 MWC에서 노트북 글로벌 언팩 행사를 준비 중인 MX사업부는 전시 참여 강행에 대한 의지가 큰 반면에 네트워크사업부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네트워크사업부 주요 고객사인 북미 이동통신 사업자가 대거 불참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지 전시를 통해 얻은 영업 효과도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고 본다. 다만 올해 유럽 등 신규 고객사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참여는 하되 전시 규모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무선통신장비 전문 기업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일찌감치 전시 불참을 확정했다. 미리 예약금을 지불한 전시부스는 물론이고 현장 미팅룸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현지 고객사 미팅이 사전에 잡힐 시에는 최소한의 경영진만 스페인으로 출국, 전시장 인근 호텔 등에 별도 공간을 마련해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전시부스 관련 비용은 환불받지 못하지만 오미크론 확산 추세를 감안해 행사에 불참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며 “고객사 대응과 영업에는 차질이 없도록 출장을 가더라도 최소 인원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MWC 참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건 앞서 1월 미국에서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다. 현지 전시에 참가한 국내 출장인원 가운데 1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해외 전시회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반면 해외 지사 인력을 적극 활용해 전시 참가를 적극 검토하는 곳도 눈에 띈다. 올해 유럽 등 5G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는 만큼 이번 MWC가 위기 속 반전 기회라는 판단이다.

케이엠더블유(KMW)는 예년 수준의 부스 운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주력 제품에서 신규 수주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해외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5G 스몰셀 등 신제품을 개발한 이노와이어리스 역시 북미, 유럽,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시장용 브랜드 '아큐버'로 전시 부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산네트웍스 계열사 디지에스와 지난해 5G 장비 해외 수출액이 급증한 에치에프알(HFR) 등은 파트너사를 통해 MWC 현장에서 영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통신장비업계 관계자는 “에릭슨과 노키아, 화웨이 등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도 부스 규모를 줄이려 한다”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상황에 따라 행사 직전까지도 고심을 거듭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