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51〉사면초가 테크 플랫폼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우리 모두는 이제 예측 가능한 노멀에서 불확실하고 예측불가능한 혼돈의 뉴노멀시대가 됐다.” 해일처럼 밀려오는 코로나19 변이종 오미크론으로 우리 일상이 코로나와 함께 지내야 하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뉴노멀시대가 왔다.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쓴 지 만 2년 만이다.

뉴노멀화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대부분 사업군과는 다르게 테크 플랫폼 기업의 괄목 성장이 또 다른 뉴노멀 현상이 되고 있다. 언택트 시대에 플랫폼 기업만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 소비자에게 엄청난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역할을 하고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격언이 있다.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플랫폼 기업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점에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는 국내외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을 향한 뉴노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새해부터 미국 상원 법사위에서는 빅테크 플랫폼 기업에 대한 2개 법안이 논의됐다. 둘 다 지난해부터 발의된 법안으로, 빅테크 반독점법인 '온라인 혁신과 선택 법'과 애플과 구글에 의해 독점화된 앱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하는 '오픈 앱마켓 법'이다.

전자는 애플, 구글, 아마존 등과 같은 빅테크 온라인 플랫폼이 경쟁을 저해하는 검색과 앱, 온라인 커머스에서 독점 지배력을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해당 법은 지난해 하원에서 발의된 뒤 많은 논의를 거쳐 반대 의견이 있었음에도 상원 법사위를 통과했다.

후자는 세계 앱마켓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의 독점에 대한 심각성으로 발의됐다. 한 상원 의원은 “수 조 달러 규모의 앱시장을 완벽하게 지배하는 두 거대 기업의 독점력을 깨뜨리는 것은 너무 늦었다”고 우려할 정도다.

망 사업자에게 준용되는 '망중립성 원칙'처럼 앱 중립성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한 법안은 소위 인앱결제나 앱 가격과 조건이나 유통 등에 대한 자사에 유리한 조항을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앱 경제 생태계의 게이트키퍼 파워를 줄여서 선택 증가, 품질 향상, 가격 인하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들 법안과는 별도로 행정부에서도 법무부와 연방무역위원회(FTC)는 기업 합병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고 재정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합병 과정에 있는 빅테크 기업과 미디어 회사에 대해 더 정밀하게 조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맥락에서 시장 획정, 시장 집중, 경쟁 위협 요소나 디지털 시장 성격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의견도 청취하고 있다.

행정부 움직임이나 의회에서 두 법안이 발의돼 추진되는 배경에는 2020년 10월 미 하원에서 조사해 발표한 디지털 마켓 경쟁보고서가 있다.

보고서 논지 핵심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경쟁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성장 과정을 거물(tycoon), 갑부(baron), 토지수탈(landgrab) 등 굉장히 부정적 단어까지 사용하며 20세기 초거대 석유·철도회사와 AT&T나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주식시장 활황과 플랫폼기업 코로나 특수로 주가가 상향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 규제 논의, 카카오페이 대표 상장 후 스톡옵션 시행으로 인한 먹튀논란 등 경제 상황과 맞물려 올해는 하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은 이제 우리 생활의 중심이 됐다. 지난 세월 국민경제에 크게 기여했음에도 온갖 비판을 받아 온 재벌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빠르게 변화해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격언을 곱씹어 봄직하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