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뉴스픽!]소니 개발 AI, 레이싱 게임서도 인간에 완승

소피, 레이싱 게임 'GT스포트' 인간과 대결에서 승리

일본 소니그룹이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이 복잡한 조작과 유연한 상황 판단력이 요구되는 자동차 경주 비디오게임에서 인간을 이겼다. 체스, 바둑에 이어 게임에서 인간을 넘어선 것은 물론 이른바 '운전 매너'까지 습득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9일 소니의 AI 드라이버 '소피'가 비디오 레이싱게임 '그란투리스모(GT) 스포트' 경기에서 실제 드라이버를 이겼다고 보도했다. 소피는 소니그룹이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 등과 공동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영국 과학 저널 '네이처'에 게재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바둑과 달리 게임에 특화된 AI는 개발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됐다. 시간을 두고 스스로 선택지를 만들어서 선택하는 바둑과 달리 복잡한 환경에서 순간 판단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디오게임 GT를 예로 들면 레이싱 코스, 상대방 차량 위치 등 수많은 조건이 있는 것은 물론 돌발상황에 따라 순간적으로 핸들을 틀거나 가속해야 하는 등 변수가 수두룩하다. 이 때문에 게임은 AI의 진화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여겨졌다.

소니그룹이 개발한 AI 소피의 게임 장면 자료:유튜브 그란투리스모(GT) TV 갈무리
소니그룹이 개발한 AI 소피의 게임 장면 자료:유튜브 그란투리스모(GT) TV 갈무리

소니는 개발자가 직접 AI에 정답과 오답을 입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학습하는 강화 모델을 개발했다. AI끼리 수만시간, 수백만㎞에 달하는 레이스를 반복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주행법, 추월법 등을 파악했다.

그동안 등장한 AI는 특정 행동을 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평균인 '기대치'를 배웠다. 소피는 어느 정도 확률로 얼마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예상하는 방법을 습득해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혔다. 이에 따라 승리 전략 수립은 물론 '상대방을 노골적으로 방해하지 않는다'는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매너까지 습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는 소피를 전략성과 현실성이 높은 새로운 게임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사회적 서비스나 산업에 응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닛케이는 가상공간에서 소피를 활용해 복잡한 생산 현장 등을 시뮬레이션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