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 허태정 대전시장 “우주청 설립, 대전이 최적지…R&D·인력 압도적 인프라 갖춰”

[데스크가 만났습니다] 허태정 대전시장 “우주청 설립, 대전이 최적지…R&D·인력 압도적 인프라 갖춰”

우주청 설립이 대선후보 공약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미래 신산업으로 여겨지는 우주산업 규모는 오는 2040년 1조1000억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기업 주도 우주개발사업 '뉴스페이스'는 이미 우주 선진국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후발주자인 한국은 우주 강국 꿈을 이루기 위해 본격적으로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누리호' 발사로 성장 가능성을 높였지만 우주 강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우주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담 행정조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형 'NASA'를 만들자는 것이다. 여야를 비롯한 유력 대선후보들도 우주청 설립에 대한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다만 우주청 설립 지역과 연계된 산업 육성 방안이 대선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선후보들 생각이 갈라져 있는 만큼 앞으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시는 우주청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관련 연구개발(R&D) 핵심 기반과 이에 필요한 실증화 시설, 관련 기업 등이 모여 있는 대전이 최적지라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 산업인 우주청 설립이 정치적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허태정 대전시장을 만나 우주청 설립 필요성과 대전 유치 당위성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최근 허태정 대전시장과 정동수 전자신문 전국총괄 부국장이 만나 우주청 신설과 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근 허태정 대전시장과 정동수 전자신문 전국총괄 부국장이 만나 우주청 신설과 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담=정동수 전국총괄 부국장

-우주청 설립이 필요한 이유에 관한 생각은.

▲최근 5년간 이집트, 케냐, 짐바브웨 등 16개국에서 우주 전담 조직을 신설할 정도로 우주 분야에 대한 전 세계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경제 선진국인 G20 중 우리나라에만 우주 전담 조직이 부재한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우주 정책, 연구개발, 산업 육성 등 우주 분야 업무를 전담할 우주 전담 조직 설립이 시급하다.

특히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해외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빠르게 좁히기 위해 우주 전담 조직을 '청 단위 행정기관'으로 신설해 집중적인 투자를 통한 '패스트 팔로(Fast-Follow)' 전략이 필요하다.

청 단위 행정기관의 경우 조직 규모, 인력, 예산 편성뿐만 아니라 업무 범위와 권한이 더욱 커 효율적이며 전문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과기정통부, 산자부, 행안부 등과 유기적인 협조체계가 구축돼 우주산업 육성에 탄력을 받을 것이다. 또 우수인력 확보를 통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현재 부족한 우주 분야 기술격차를 해소하고 속도감 있고 집중적인 우주산업 육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우주청과 우주산업 유치가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가.

▲현재 선진국과 구글,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우주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우주 인프라 관련 민간기업이 투자한 금액이 17조3000억원에 이른다.

소위 말하는 '우주인터넷'이라는 위성 통신 기반 클라우드 구축을 통한 미래 데이터 산업을 선점하고 로켓과 인공위성, 발사체 개발을 통한 우주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우주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산업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육성과 산업 인력이 함께 필요하므로 경제 발전에 큰 원동력이 된다.

대전시도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산업 소부장을 육성하고 우주산업 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전은 어느 지역보다도 우주 국방 분야의 연구역량과 기술이 집약된 곳으로 정부 추진 의지에 발맞춰 우주산업을 가장 잘 발전시킬 수 있는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다.

-대전이 우주 관련 역량과 기술이 집약돼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들이 활동하고 있는가.

▲우선 대전은 누리호 발사 주역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등 우주·국방 분야의 정부 출연기관들이 성과를 쌓은 우주연구의 산실이다.

이와 함께 한화, 대한항공 등 민간연구소와 세트렉아이, 넵코어스, 한컴인스페이스 등 우주 관련 기업들 그리고 KAIST, 충남대 등 전문인력 양성과 공급이 가능한 두터운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지역별 우주기관 분포현황을 보면, 수도권 241개(51.3%)에 이어 충청권이 107개(23%)로 2위에 있으며, 연구기관만으로는 단연 선두에 있다.

-최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대전 우주산업 포럼' 창립 준비 토론회가 개최됐는데 주요 내용을 소개해 달라.

▲지난 4일 개최된 대전 우주산업 포럼 창립 준비 토론회는 우주산업 분야 산·학·연 전문가들에게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바탕으로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토론회는 항우연, 천문연, KAIST, 공군본부, 대전뉴스페이스협의체 회장 등 우주개발 분야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국가 우주정책과 국내외 우주산업 동향과 함께 대전시 우주산업 육성 방안과 바람직한 국가 우주전략 거버넌스 등이 논의됐다. 중요한 것은 우주산업이 민간 중심 차세대 먹거리임과 동시에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우주·국방 안보의 두 축으로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종합적으로 설계 관리할 컨트롤타워는 연구기관과 국방기관, 우주 관련 산업체가 집적화된 대전시에 들어서야지만 효율적인 협력 체계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 허태정 대전시장 “우주청 설립, 대전이 최적지…R&D·인력 압도적 인프라 갖춰”

-우주청 유치는 경남이나 다른 시도에서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대응 방안이 있다면.

▲지난해 정부에서는 국가의 행정 효율성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이전을 추진하면서 부 단위는 세종청사에 청 단위 정부 기관은 대전에 밀집시키겠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대전시는 우주산업 최적지로서의 당위성과 함께 관련 산업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7월부터 우주청 유치를 대선 과제화해서 4개 원내정당과 대선 후보자들에게 전달했으며, 대선 공약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건의했다.

앞으로 산·학·연·관 및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대전에 우주청 설립을 이끌고, 소부장 산업을 중심으로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우주청 경남 설립' 발언 이후 '방위산업청 대전 이전'을 약속한 것에 대한 입장은.

▲야당 대선후보가 우주연구산업의 산실인 대전에 와서 우주청 설립과 관련 다른 지역을 거론했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선도할 우주청 설립이라는 본질은 외면된 채 선심성 공약으로 지역민 상실감을 야기하고 지역 간 갈등으로 격화돼 매우 유감스럽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대전은 우주산업 관련 R&D 핵심 기반과 실증화 시설, 관련기업 등 인프라가 집적돼 우주 분야의 핵심 요충지이자 우주산업의 메카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국가 행정 효율성을 위해 청 단위 정부 기관은 대전에 밀집돼야 한다. 방위사업청은 당연히 주요 방산기업(전국의 23.8%), 3군 본부 등 국방 관련 인프라가 집적돼있는 대전으로 이전해야 하며, 우주청 대체 기관으로 거론될 이유가 없다.

-당위성 확보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전은 우주·국방 분야의 정부 출연기관들이 성과를 쌓아올린 우주 연구 산실이다. 이와 함께, 민간연구소와 방산기업, 과기원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국가의 백년지계가 달린 우주산업에 대해서는 보다 거시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중장기 계획과 기관 설립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주 전담 조직 설립은 그 기능과 역할 수행에 있어 가장 최적의 장소로 결정돼야 한다. 우주 분야 정책, 산업, 안보 그리고 행정 기능을 담당하는 우주 전담 조직은 반드시 관련 인프라가 압도적으로 조성돼 있는 대전에 설립해야 한다.

대전이 지닌 강점을 바탕으로 지속해서 우주 전담 조직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고 우주산업의 지속적인 육성을 도모해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

<허태정 대전시장은>

1965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대전 대성고와 충남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재학 중 학생운동에 참여했으며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경선 캠프에 참여한 계기로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2005년에는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 정책비서관을 지냈다. 또 대덕연구개발특구 복지센터 소장과 극동대 겸임교수, 대통령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0년 제11대 대전시 유성구청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가 당선됐고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청장 3선 불출마 선언 뒤 대전시장 선거에 뛰어들어 당선됐다.

민선 7기 시장 취임과 함께 대전을 대한민국 혁신성장 선도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소통을 강조하며 각계각층 의견수렴에 집중하고 현장 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