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부장 R&D' 멀리 보고 가자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핵심 품목의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관련 연구개발(R&D)에 2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소부장은 국가 제조업의 근간이면서 관련 생태계에 포함된 수많은 중소·벤처기업이 관여하는 분야다. 특히 3년 전 일본 수출규제에서 드러났듯 기술 자립화를 통한 안정적 공급망 관리가 다른 어떤 산업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위원회'를 가동하고 핵심 품목의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기로 한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다.

[사설]'소부장 R&D' 멀리 보고 가자

정부가 더욱 명확한 타깃을 설정해서 전략성을 높인다면 성과를 배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막연한 소부장이 아니라 자립화가 시급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짙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사전 판단과 기획이 우선이다. 이를 통해 구체적 목표가 있는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등 성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 지원은 지속 가능해야 한다. 소부장은 특성상 단기간 내 성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단기 성과를 따져야 하는 민간기업이 도전적으로 뛰어들기 쉽지 않은 면이 있다. 정부는 가치 있는 소부장이라면 단기 결과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꾸준한 지원으로 관련 분야에 활력을 계속 공급해 나가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사용하지 않고 팔리지도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정부는 우리가 확보한 우수한 소부장 품목이 잘 활용되고 수출 상품이 되도록 하는 데도 소홀해선 안 된다. 수요자와 공급기업 간 매칭은 물론 해외 판로 개척에도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필요한 경우 해외 수요기업이나 연구소와의 글로벌 협력 모델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