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ON']현대두산인프라코어, 디지털 무인 건설기계 개발 '구슬땀'

[1부]산업 디지털 전환 <2>현대중공업그룹 '한국형 디지털 전환' 현장을 가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디지털솔루션개발팀 연구원들이 보령 성능시험장에서 굴착기 원격제어를 시험하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디지털솔루션개발팀 연구원들이 보령 성능시험장에서 굴착기 원격제어를 시험하고 있다.>

#충남 보령시 성주면에는 30만㎡ 규모 국내 최대 건설기계 성능시험장이 위치해 있다. 국내 1위이자 세계 5위 건설기계 업체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2019년 말 준공한 보령성능시험장이다. 보령성능시험장은 굴착기와 휠로더 등 건설기계 성능을 높이고 내구성을 검증하는 연구시설이다. 주행과 인양, 소음, 기상 조건 등 영향을 받지 않는 돔 시험장과 100톤급 초대형 굴착기 2대를 동시 수용 가능한 정비고와 실제 사용 환경을 동일하게 구현한 내구 시험장 등 시설을 갖췄다. 내구 시험장은 건설기계 20대를 동시 시험할 수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굴착기와 휠로더 등 건설기계 성능을 높이고 내구성을 검증하는 연구 시설”이라면서 “인천·군산 공장 등에서 진행하던 제품 개발 및 검증 업무를 통합해 동일 시간 동안 더욱 긴 수명 품질을 검증하는 가속 내구 시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연구개발(R&D) 인력은 건설기계 자동화와 무인화 신기술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굴착기와 휠로더 등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만졌다. 앞서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오는 2023년 원격 조정과 2024년 3차원(3D) 기술 상용화를 거쳐 2025년까지 무인 장비 출시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현재 단순 반복 작업에 그치는 무인 굴착기를 기술적으로 정교화·고도화는 것이 골자다.

원격으로 굴착기를 운전할 수 있는 관제센터 내 원격제어 스테이션.
<원격으로 굴착기를 운전할 수 있는 관제센터 내 원격제어 스테이션.>

돔 시험장 안에 이르자 초대형 굴착기 한 대가 쉼없이 움직였다. 성능시험장 내 관제센터에서 굴착기를 원격 조종한 것이다. 이 굴착기에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 2019년 공개한 콘셉트엑스(Concept-X)가 적용됐다. 콘셉트엑스는 드론이 건설 현장을 3D 스캐닝해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작업 계획 데이터를 건설기계에 전송,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종합 관제 솔루션이다. 측량부터 운용까지 건설기계 전 과정을 무인, 자동화한 세계 첫 사례다.

김동목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스마트장비기술개발팀 부장은 “콘셉트엑스를 통한 굴착기 동작은 숙련된 운전자 데이터에 기반해 인공지능(AI)을 적용했다”면서 “굴착기 스스로 주행 경로와 작업을 판단해 작동하는 형태를 오는 2025년 상용화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인화·자동화 기술은 디지털전환에 근거한다. 김 부장은 “건설기계를 스마트화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신기술이 결합돼야 한다”면서 “대표적으로 작업 정보를 운전자에게 실시간 제공하는 머신가이던스(MG)와 설정 궤도에 맞춰 굴착 작업을 하는 머신컨트롤(MC),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자체 개발한 3D MG는 굴착기에 장착된 위성위치측위시스템(GNSS) 안테나를 통한 정확한 위치 정보와 굴착기 암, 버켓 등 작업 부위 및 본체 탑재된 관성측정센서(IMU)로 수집한 작업 정보 등을 제공한다. 이를 사이트클라우드 플랫폼에 연계해 3D 디지털 작업 도면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는 무인화, 자동화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다.

MC는 디지털 센서와 전자유압시스템 등을 통해 굴착기 자세와 작업 지점 등을 실시간 전송하고, 평탄화 작업과 관로 작업, 터파기 작업 등을 수행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연구원들이 보령 성능시험장 야외 테스트로드에서 휠형 굴착기의 트레일러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험 주행하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연구원들이 보령 성능시험장 야외 테스트로드에서 휠형 굴착기의 트레일러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험 주행하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안정성도 높인다. 굴착기에 가까이 다가가니 동작을 멈췄다. 액티브 세이프티(Active Safety) 기능이 작동한 것이다. 굴착기는 국내 최초로 좌우 180도 광각 레이더(Radar) 세 개가 장비 좌우 측면과 후면에 장착했다. 이를 통해 최대 20m 영역에서 물체와 거리를 감지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고, 물체와 거리가 멀어지면 다시 작동한다.

스마트 측후방 경고시스템(Smart Around View Monitor) 개발도 진행됐다. 이미 상용화해 세계적으로 안정성을 인정받은 투명 버켓에 AI를 적용, 사람과 차량 등 위험을 알려주는 기술을 함께 적용한다. 기존 휠로더 버켓이 겨울철 쌓인 눈이나 무거운 짐 등을 실어 나르는 과정에서 미흡한 시야 확보로 발생하던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투명 버켓에는 장비 상단과 하단에 두 개 카메라가 장착됐다. 카메라 높낮이에 따른 왜곡도를 줄이기 위해 '곡면 투영' 기술이 적용됐다.

윤기중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디지털솔루션개발팀 부장은 “보령성능시험장에서는 원격 조정을 통해 건설기계를 무인으로 시동 걸고 작업하고 중단하는 등 전 과정을 탑승한 것과 동일하게 하는 기술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건설기계를 실증하는 연구단지로서 환경과 고객 안전을 위한 기술 발전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령(충남)=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