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끌어온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여부가 17일 결정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중고차판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가 개최된다. 회의는 1월 회의 이후 보완한 내용을 보고받고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다. 심의위는 중고자동차 판매업 관련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실태조사 결과 동반성장위원회 추천의견과 중기부의 상생협약 추진 경과, 주요쟁점 등을 검토해서 결정한다. 심의위는 지난 회의 이후 소비자 후생 분석과 중고차 시장 관련 데이터의 최신 업데이트를 요청했다. 과거와 달라진 시장 상황과 소비자 인식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고차매매업은 지난 2013년 대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중소기업·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됐고, 2019년 2월 보호기간이 만료됐다. 같은 해 11월 중고차 업계가 다시 적합업종 지정을 요청했고, 2020년 5월까지 결정해야 했지만 현재까지 결정이 미뤄졌다.
중기부 안팎에서는 수년을 끌어온 만큼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공산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의 불투명한 중고차 시장 구조에 소비자 불만이 높고, 사기와 허위매물 등 소비자 피해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다만 완성차 업체에 중고차 시장을 전면 개방하기보다는 단서 조항 등을 통한 단계적 개방이 유력하다.
완성차 업체는 이미 시장 진출 준비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중고차 진출을 공식화하고, 사업 비전과 방향도 공개했다. 기아차는 전북 정읍시에 사업자 등록을 신청했다.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쌍용차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생계형 적합업종 미지정 결정이 나면 6개월 이내에 사업을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첨예한 사안이어서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오랜 논의를 거친 만큼 이번 심의위에서 위원들이 어떤 쪽으로든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