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유통업계, 메타버스 주도권 잡아라

롯데, 상반기 결제 기능 탑재
신세계, 신입사원 교육 등 활용
SPC, 자체 기술로 플랫폼 구축

[스페셜리포트]유통업계, 메타버스 주도권 잡아라

유통업계가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위한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메타버스를 미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만 1485억달러(약 179조원)에 달했고 2030년이면 1조5429억달러(약 185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메타버스가 전 세계 10대들 놀이터로 자리잡으면서 미래 고객을 유입하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가입자 2억명 중 해외 가입자 비중이 90%이며 10대 이용자 비중도 80%에 달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22일 메타버스로 진행된 회의에참석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22일 메타버스로 진행된 회의에참석하고 있다.

◇유통대기업, 미래 먹거리는 '메타버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 메타버스를 미래 사업으로 낙점했다. 신 회장 지시로 전사 역량을 모아 그룹사를 연결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는 지난달 22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경영진 회의를 메타버스에서 열었다. 이날 신동빈 회장은 “화성보다 먼저 살아가야 할 가상융합세상에서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하자”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는 올 상반기 내에 결제기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 론칭을 목표로 개발에 나섰다. 롯데정보통신은 칼리버스를 인수해 실사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초실감형 콘텐츠를 바탕으로 롯데 계열사와 연계해 사업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롯데벤처스는 메타버스, 가상현실(VR)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증강현실(AR) 글라스 제조기업 '레티날', 산업용 VR 솔루션 기업 '버넥트', 3D 기술 가상 쇼룸을 제공하는 플랫폼 '패스커'에 투자했다.

롯데그룹 내 계열사도 각자 사업 분야에서 메타버스를 적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홈쇼핑 업계 최초로 가상 디지털 의류브랜드를 출시했다. 라이브커머스를 3D 가상 세계로 구현한 '메타라이브 스튜디오'도 연내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푸드는 식품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브랜드 게임을 선보이며 MZ세대와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메타버스를 업무에 적용하며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SSG닷컴은 메타버스 기반 화상회의 플랫폼 '개더타운(gather.town)'에 가상 연수원 '쓱타운'을 열고 신입사원 교육을 시작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내 메타버스 별마당 도서관에 주기적으로 강연을 열고 있다.

메타버스 전담조직을 구축한 SPC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 섹타나인은 자체 기술을 동원한 메타버스 플랫폼 'SPC월드'(가칭) 구축을 준비 중이다. SPC월드는 기존 멤버십마케팅 애플리케이션(앱)인 '해피포인트'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섹타나인은 SPC월드를 통해 메타 커머스, 콘텐츠 서비스, 가상임대서비스 등 사업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 앞서 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는 업계 최초로 제페토에 단독 공식 맵 배라 팩토리를 론칭했다.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

◇편의점 3사, 메타버스 마케팅 '쏠쏠'

편의점 업계는 일찌감치 메타버스에 둥지를 틀고 브랜드 홍보와 상품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8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CU제페토한강점'을 열었다. 이어 GS25, 세븐일레븐도 메타버스 점포를 잇따라 오픈했다. GS리테일은 메타버스 전략 TF를 꾸리고 제페토에 왕국을 테마로 한 'GS25 맛있성 삼김이 왕자'를 열었다. GS25는 크리에이터 렌지와 손잡고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전용 아이템을 제작·판매한다. 렌지는 제페토에서 아바타용 의상을 제작하는 유명 크리에이터로 지금까지 1000여종의 의상을 제작해 선보였다. 지난달 3일 문을 연 세븐일레븐 가상현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은 오픈 약 3주만에 100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대표상품인 참치마요네즈삼각김밥, 요구르트젤리 등은 각각 200만개 이상이 판매됐다.

[스페셜리포트]유통업계, 메타버스 주도권 잡아라

◇가상의류 만들고 메타버스서 런웨이

패션사들도 메타버스를 활용해 MZ세대와 소통을 늘리고 있다. 국내 패션업체 중 메타버스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MCM이다. MCM은 지난해 MCM만의 메타버스인 M'etaverse(MCM+Metaverse)를 만들고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MCM은 창립 45주년을 맞은 지난해 10월 오프라인에서 메타버스를 체험할 수 있는 혼합현실(XR) 체험존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 큐빅 모노그램 컬렉션을 활용해 5가지의 메타버스 세계관이 담긴 가상세계 콘텐츠를 제작하고 고객이 메타버스 초실감 XR체험존을 통해 현실에서 가상공간을 무대로 걸어볼 수 있도록 했다. MCM은 올 상반기 내 새로운 컬렉션 상품을 구현한 아이템을 추가 론칭할 계획이다.

비와이엔블랙야크는 상품 카테고리였던 'bcc' 라인을 메타버스 세계관을 담은 단독 브랜드로 리론칭했다. 모델 카이가 함께한 브랜드필름을 시작으로 현재 3D 아트워크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메타버스플랫폼 입점과 NFT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며 오프라인 실물 제품과 연계해 메타버스 의류, 신발 등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표]메타버스 시장 규모(자료=P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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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