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에어컨 신제품 90%에 친환경 냉매 적용

삼성전자, 에어컨 신제품 90%에 친환경 냉매 적용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가정용 에어컨 신제품 90%에 탄소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냉매를 적용한다. 추후 시스템에어컨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차세대 친환경 냉매 기술도 자체 개발한다. 규제 대응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차원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강화되고 탄소중립이 글로벌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가정용 에어컨 신제품에 친환경 냉매인 R32냉매를 탑재해 출시한다. 15일 서울 강남구 롯데하이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강화되고 탄소중립이 글로벌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가정용 에어컨 신제품에 친환경 냉매인 R32냉매를 탑재해 출시한다. 15일 서울 강남구 롯데하이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삼성전자는 1분기에 내놓을 2022년형 가정용 에어컨 신제품 67종 중 60종 이상에 친환경 'R32 냉매'를 탑재한다. 창문형이나 이동식 에어컨 등 적용 자체가 불가능한 제품을 제외하면 사실상 가정용 벽걸이, 스탠드형 에어컨 전 제품에 적용하는 셈이다.

R32 냉매의 지구온난화지수(GWP)는 기존 가정·상업용 에어컨에 보편적으로 쓰이는 R410A 냉매(2088)와 비교해 30% 수준인 675에 불과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R410A 대비 25%여서 친환경 냉매로 평가받는다. R410A보다 냉매량을 20% 이상 적게 넣어도 동일한 성능을 발휘할 정도로 냉각 용량은 높다.

삼성전자는 2년 전부터 유럽 등 30여개 국가에서 R32 냉매를 적용한 가정용 에어컨을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출시한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 신제품에 처음으로 R32를 적용했다. R32는 약가연성 물질로 분류돼 그동안 사용되지 못했지만 지난해 8월 전기용품 안전기준이 개정되면서 국내에서도 출시가 가능해졌다. 이달 중 출시할 2022년형 신제품 90%에 R32를 적용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R32 냉매를 탑재했지만 기존 모델 대비 유사한 출하가를 책정,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했다.

배경은 해외 선진국의 규제 강화에 대비하고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불리는 R410A 등 수소불화탄소(HFC) 계열 냉매를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도 HFFC 감축안에 따라 2047년까지 2024~2026년 수입 생산 실적 대비 87%까지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까지 국제협약에 따라 HFC 계열 냉매 제한에 나서면서 R32 적용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2022년형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2022년형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정용에 이어 시스템에어컨까지 R32 냉매 적용을 늘리고, GWP 500 이하 냉매를 적용한 압축기도 자체 개발할 계획이다. 정기호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최근 에어컨은 단순한 냉방을 넘어 공기청정 등 상시로 작동되는 사계절 가전으로 거듭났다”면서 “지구온난화를 줄이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