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또다시 인상됐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도 조정됐다. 이번 코픽스 인상을 놓고 정부의 무리한 청년희망적금 추진으로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은행 조달금리 변동이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는 3.48~5.082%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연합회가 전날 발표한 2월 기준 코픽스 공시에서 신규 수신상품 기준 코픽스가 1.7%로 전월보다 0.06%포인트(P) 인상됐다.
이에 이날부터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주담대 금리가 조정됐다. △KB국민은행이 3.52~5.02% △우리은행이 3.85~4.86% △NH농협은행이 3.48~4.38%로 각각 0.06%P 인상했다. 반면 은행과 달리 금융채를 지표로 삼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주담대 금리는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농협·SC제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 대출 상품 재원이 되는 예·적금 상품 금리나 채권(은행채) 금리가 오르게 되면 코픽스도 오른다. 코픽스가 오른다는 것은 은행이 대출상품을 내주기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 드는 이자가 상승해 조달 비용이 전보다 비싸졌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번 코픽스 상승이 최근 진행한 청년희망적금 영향이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소 보장금리가 4%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들의 전체 조달금리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와 은행권이 추진한 청년희망적금에 예상했던 수요(38만명)의 8배(290만명)가 몰렸다. 이에 은행권이 이자 비용으로만 추가로 6000억~8000억원을 더 부담하게 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층 자산마련이라는 청년희망적금 의도와 별개로 애초 예상인원을 크게 웃돌면서 은행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결국 코픽스가 예·적금 상품 금리와 연동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담대 금리 인상에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