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20〉사이버테러에 대한 오해와 편견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오늘날 국제사회는 사이버공격에 매우 취약하며 그로 인한 피해도 이미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전개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에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하루 전 우크라이나 주요 정부 기관을 해킹해 전산망부터 마비시킨 바 있다. 국내 역시 하루 평균 180만건 이상 사이버테러 시도가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국제사회는 사이버 공격 양상에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사이버 공격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사이버라는 개념조차 명확히 잡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사이버라는 개념이 매우 추상적이라 현실 세계에 적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견 사이버는 컴퓨터나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을 사용해 구현하는 가상공간 정도로 치부한다. 하지만 사이버 테러를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개념을 온라인상 가상공간에만 국한해 적용할 수 없다. 최근에는 사이버 개념이 현실 세계와 사이버공간 경계를 매우 모호한 상태로 만드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는 사이버공간 정의를 사이버공간과 현실 세계 간 모호한 경계로 인해 사이버공간을 가상공간 영역에 한정할 것인지, 아니면 사이버공간에 물질적 기반까지 포함해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해 지속 논의하고 있다.

즉 사이버안보 대상을 전자적 수단을 사용한 정보통신망 공격에 한정하지 않고 이를 처리하는 네트워크와 정보통신 시스템 등 하드웨어적 장비와 이를 설치 관리하는 건물 등 물리적 공간까지 포함 시킬지에 대한 논의이다.

실제로 사이버공간은 현실 공간과 따로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말기 등을 통해 물질적 기반시설과 연결되어 있다. 컴퓨터 및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 인터넷을 중심으로 형성된 가상의 정보 처리 공간인 사이버공간은 컴퓨터 및 정보통신망을 통해 그 안에서 정보 처리할 수 있는 모든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물질적 실체 여부와 관계없이 포함하는 개념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 때문에 현실 공간과 사이버공간은 명확히 구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점차 사이버공간이 현실 일상생활 영역과 일치해가고 있다. 가상공간인 사이버공간이 현실 공간 일부가 됨으로써 현실 세계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 경우 사이버안보는 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한 위협과 정보통신기반 시설을 기반으로 형성된 네트워크 및 정보통신시스템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는 조치와 행동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사이버공간에 대한 침해는 사이버공간에 대한 직접적 침해와 사이버공간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기반시설에 대한 침해와 같은 간접적 침해로 구분할 수 있다. 사이버공간에 대한 침해는 전자적 수단을 통한 사이버공격에 한정되지 않고 다른 물리적 수단에 의한 침해까지 포함한다.

우리가 관리해야 할 사이버공격은 정보통신 시설에 대한 물리적 공격도 포함한다. 간접적 침해는 사이버공간을 유지하는 주요 정보통신기반 시설이나 연관된 일반 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발생하는 위협을 통칭한다. 예를 들어 주요 정보통신기반 시설에는 케이블·라우터 등과 같은 전산설비만을 포함 시킬 수도 있지만, 이들을 작동시키는 전력시설 등 일반 사회기반시설 역시 포함 시킬 수 있다.

이상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이버공간 개념은 단순히 온라인상 가상공간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물리적 정보통신 시설과 이를 배치해 두고 있는 사무실과 건물 등의 공간 역시 사이버 보안이 필요한 대상에 해당한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