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社, 오픈뱅킹 송금 수수료 유료전환

내달 KB국민카드-우리카드
하나카드는 6월부터 유료화
최소 10~20건은 무료 제공

카드社, 오픈뱅킹 송금 수수료 유료전환

카드업계가 '오픈뱅킹 송금 수수료'를 부과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오는 4월, 하나카드는 6월부터 현재 무료로 서비스 중인 송금 수수료를 유료화한다.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오픈뱅킹 오픈 이벤트로 송금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했던 것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면서 “최소 10~20건은 현재와 같이 무료 이용이 가능하며, 이후 건에 대해 건당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개편된다”고 말했다.

2019년에 시작한 오픈뱅킹은 금융기관 대신 고객의 금융정보를 조회하거나 대신 이체하는 서비스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여러 은행 계좌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선 KB국민카드가 현행 완전 면제이던 오픈뱅킹 송금 수수료를 4월부터 20건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이후부터 건당 500원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우리카드도 4월부터 오픈뱅킹 송금 수수료를 10건 이후부터 건당 500원을 받는 유료화로 바뀐다. 하나카드는 6월부터 유료화를 적용한다. 이에 일반회원 대상 11회 이후부터 500원을 부과한다.

카드사가 오픈뱅킹 송금 수수료를 유료로 전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이보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부터 오픈뱅킹 송금 수수료를 유료로 전환해 10건 이후부터 500원씩 수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오픈뱅킹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현재 별도의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있지만 정보를 주고받는 금융사와 핀테크 업체는 물밑에서 건건이 수수료를 정산하고 있다. 과거에는 △잔액 조회는 10원 △거래 내역 조회는 30원 △계좌 실명·송금인 정보 조회는 50원을 냈지만 금융 당국이 이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3원, 10원, 15원 수준으로 낮췄다. 하지만 오픈뱅킹 서비스가 지속·보편화하면서 줄어든 비용에도 이들의 부담이 커져 유료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사가 오픈뱅킹 수수료 유료화를 검토하면서 오픈뱅킹 경쟁력도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이 여전히 무료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유료화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향후 전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권의 고위 관계자는 “오픈뱅킹 자체 유료화를 검토하거나 확정한 상황은 아니지만 다수 업체가 유료화를 선언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현재 모바일 뱅킹 앱 등을 통해 무료로 돈을 송금할 수 있는 시대에 오픈뱅킹이 건당 500원의 수수료를 받을 경우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