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합병 최단 시간 추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회계감리 이슈로 지연됐던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개사 합병을 절차를 최단 시간 내에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명예회장은 2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1기 정기주주총회 말미에 깜짝 전화 연결을 통해 “최단 시간 안에 모든 단계를 거쳐서 주주분들이 원하시는 합병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지난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3개사 합병은 회계감리 이슈로 지연됐다. 최근 증권선물위원회 결정으로 4년간 이어지던 분식회계 의혹을 벗어났지만 3개사 합병을 위해 남은 절차도 많다.

서 명예회장은 “주주들의 뜻에 따라 반대하는 주주가 일정 숫자를 넘지 않으면 진행하겠다”면서 “최대한 많이 찬성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회계감리 이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1일 회계처리 일부가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분식회계의 핵심인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 명예회장은 “금융감독원에서 상장사 3개 회사의 10년치 회계자료를 4년 이상 감리하는 일은 건국 이래 처음일 것”이라면서 “불복해서 행정소송을 하면 이길 수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대법원에서 판결이 날 때까지 주주들이 원하는 합병 절차가 지연될 수 있는 만큼 억울하고 불명예스러워도 참고 넘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2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2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이날 주주총회에서 주가 하락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진 데 대해서는 “명예회장으로서 그리고 대주주로서 현재 기업가치가 저평가되어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최선을 다해 실적을 견인해서 과거에 자리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이 다른 회사와 다른 것은 모든 계열사 주식이 제 이름으로 돼 있다는 것”이라면서 “상속세로 인해 제가 죽으면 셀트리온은 거의 국영기업 수준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식들에게 사전 증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회사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 고통 분담과 책임경영 일환으로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회계감리 문제가 우여곡절 끝에 해결됐으나 40만원을 넘어섰던 주가가 반토막이 아니라 65%까지 폭락하며 주주들의 재산 피해가 심각하다”며 “대표이사가 대외적으로 상징성 있게 책임 있는 자세로 주가가 35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고 근무하겠다고 발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기 부회장은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을 힘들게 한데는 경영진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주주분들과 고통분담 필요성에 공감하며 (주주들이 제안한) 최저임금 수령에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