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손절' 기업 450개 돌파…유럽 맥주회사도 떠난다

우크라이나에 침공한 러시아를 '손절'한 글로벌 기업 수가 450개를 넘어섰다. 서방 국가들의 대러시아 경제제재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진데다 현지 사업을 고수하는 사업자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기업의 '탈(脫) 러시아'에 불을 붙였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맥주 대기업인 하이네켄(네덜란드)과 칼스버그(덴마크)가 각각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하이네켄은 앞서 러시아 수출 및 신규 투자 중단 방침을 표명했다. 이어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사업은 지속·실행 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이네켄은 현지 종업원 1800명에게 올해 말까지 급여를 지급한다. 이를 포함해 러시아 사업 정리에 총 4억유로(약 5367억원)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타스=연합>
<타스=연합>

칼스버그는 그동안 러시아 맥주 대기업에 출자, 현지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러시아 사업 매출은 약 1조2000억원 규모다. 이는 칼스버그 전체 매출 가운데 10% 수준이다. 칼스버그는 같은 날 “러시아 사업의 완전한 처분을 목표로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는 성명을 냈다.

닛케이는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을 인용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지 사업 중단 등을 발표한 글로벌 기업이 28일 기준 450개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시장 철수를 결정한 기업은 174개다. 애플, 아마존, 3M 등 194개사는 현지 판매·생산을 멈췄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등 93개사는 일부 사업을 백지화하거나 신규투자 동결을 발표했다.

제조업, 정보기술(IT), 금융 등 기업에 타격을 주는 업종은 물론 일반 소비자 일상에 직결되는 소매업에서도 러시아 엑소더스가 이어졌다. 스위스 네슬레는 러시아에서 자사 제품 판매를 대부분 중지했다. 식품·일용품 업체 영국 유니레버도 러시아 수출입을 금지했다. 맥도날드, 스타벅스, 코카콜라 등도 현지 사업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