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 생명 구하려 바다 뛰어든 시민 3명 'LG 의인상' 수상

LG복지재단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김하수·이광원·송영봉씨와 퇴근길 화재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한 노인 3명을 맨몸으로 구조한 이기성 소방사에 각각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9일 밝혔다.

김하수씨
김하수씨

김하수씨는 지난 2월 9일 오후 10시 30분경 경남 거제시 근포 방파제 인근에서 바다 위에 떠 있는 사람을 목격했다. 김씨는 70대 고령임에도 지나가던 차를 세워 신고를 요청한 뒤 곧바로 물에 뛰어들어 한 손으로는 그의 몸을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 뗏목 구조물을 붙잡은 채 해경 도착까지 20여분을 버텼다. 김 씨 덕에 구조된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광원씨
이광원씨

지난 2월 20일 오후 3시경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 인근 식당에서 일하던 이광원씨는 항구 주차장쪽에서 승용차 한 대가 바다로 떨어져 추락하는 사고를 목격했다. 당시 차량에는 4명이 탑승해 있었고, 차량 내부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씨는 곧바로 차량에 갇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고 약 15m를 헤엄쳐 간 후 주변 사람들이 던진 밧줄을 차량에 묶었다. 이후 주변 사람들이 항구쪽으로 차를 끌어당겨 차 안에 있던 승객을 구조했다.

이씨는 구조를 마무리했다고 생각하고 물 밖으로 나왔으나 한 사람이 더 갇혀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안전벨트를 풀지 못해 갇힌 마지막 탑승자까지 구조에 성공했다.

송영봉씨
송영봉씨

송영봉씨는 지난 1월 30일 오후 4시경 대리운전을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 울산 동구 방어진 공동어시장 앞에서 술에 취해 바다에 빠진 60대 남성을 목격했다. 송씨는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남성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붙잡은 뒤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20여 분을 버텼다. 이후 해양경찰관과 시민이 힘을 합쳐 남성을 무사히 구조했다.

퇴근길 화재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한 노인 3명을 맨몸으로 구조한 이기성 소방사도 LG 의인상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9시경 밤샘 근무 후 차를 몰고 귀가 중이던 이 소방사는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단독주택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기성 소방사
이기성 소방사

주택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 화재 여부를 판단한 뒤 119에 신고한 이 소방사는 창문을 통해 탈출하지 못한 80대 노부부와 70대 요양 보호사를 발견했다. 그는 구조장비 없이 맨몸으로 뒷문으로 들어가 거동이 불편한 80대 여성을 안고 나오면서 동시에 나머지 두 명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도왔다.

LG관계자는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불사한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LG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총 174명이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