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노키아가 러시아 정부의 민간인 사찰에 협력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노키아는 2008~2017년 최소 5년간 러시아 정부의 '작전 수사 활동 시스템'(SORM)을 러시아 최대 통신사 MTS에 연결하기 위한 장비와 소프트웨어(SW)를 제공했다. SORM은 민간인 통신망 감시 도구다.
NYT는 이 같은 내용을 시사하는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면서 노키아가 SORM과 MTS 통신망을 잇기 위한 계획 수립 및 유지관리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이 SORM을 활용해 사찰 대상 민간인의 전화를 감청하거나 이메일, 문자메시지, 인터넷 등을 추적했다고 전했다. SORM은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지지자 사찰, 크렘린궁 정적의 전화를 감청하는 데에도 활용됐다고 덧붙였다.
NYT는 노키아에 대해 러시아 1위 통신사업자에 장비와 SW를 공급하면서 매년 수억달러를 벌어들였다고 지적했다. 노키아는 NYT가 확보한 문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 현지 법에 따라 통신 사업자는 SORM에 연결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명했다.
NYT는 입수 문건에 SORM 시스템 점검을 위한 엔지니어 파견, 12개 이상 러시아 사이트에서 작업한 상세 내역, 감시 장비를 만든 러시아 회사 설치 지침 등이 담겼다고 전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