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줌인]윤석열의 선택은 한덕수...경제·안보·통상에 방점

역대 정권 주요직 맡은 경제통
발표 前 만나 야당과 협치 강조
"좋은 정책 승계" 뜻 밝히기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새정부 초대 총리후보로 지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새정부 초대 총리후보로 지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선택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였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 경제와 안보, 통상을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를 선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점유한 국회 인사청문회도 고려했다. 한 전 총리는 진보·보수 정권 등 모두에서 중용됐던 인물이다.

윤 대통령 당선인은 3일 새정부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 전 총리를 지명하면서 “새 정부는 대내외 엄중한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아야 한다.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된 경제안보시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와 안보 전문가로 한 전 총리를 낙점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총리 후보자는 서울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받았다. 행정고시 8회 출신으로 경제기획원, 상공부, 통상산업부, 외교통상부 등을 거친 경제통상 전문가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과 경제수석,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 주미대사 등을 역임했다. 무역협회장을 지내는 등 갈수록 심화되는 무역·공급망 전쟁 속 우리나라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윤 당선인이 새 정부 국무총리에게 경제와 안보를 모두 관통할 수 있는 능력을 최우선으로 꼽은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더했다. 윤 당선인이 강조하는 안보는 국방력보다는 공급망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게 당선인 측 설명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정치에 입문하면서 “이제는 전쟁도 총이 아닌 반도체 칩으로 싸운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선인 측도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앞두고 “총리는 각 부처 장관들을 조율하고 국정현안을 조정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자리다. 경제와 안보를 같이 관할할 리더십 역량을 갖춘 적임자를 찾고 있다”면서 “경제에서 반드시 이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을 넘어 원팀으로 조화롭게 정책에서 싱크로율을 높일 수 있도록 국정의 두 축인 경제와 안보를 관통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한 총리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군 중 가장 유력했다. 특히 '0순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윤 당선인 부담을 덜겠다며 스스로 내각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이미 낙점을 받은 상황이었다.

윤 당선인도 전날 한 총리 후보자를 만나 추가 내각 인사, 야당과의 협치에 대해 논의했다. 한 총리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정 전반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과제가 있는데 그것을 추진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민주당과 정부 간 협력 등 협치가 논의됐다. 윤 당선인은 통합과 협치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의 기본적인 원칙은 전임 정부가 했던 것 중에서도 좋은 것은 승계하고 개선이 필요한 건 개선해보자는 것”이라며 “전면적으로 모든 것을 바꾸는 '애니싱 벗(anything but)'이 아니다”며 문재인 정부 정책 중 일부는 새 정부도 승계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사진은 지난 2007년 4월 24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사진은 지난 2007년 4월 24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총리 후보자 지명을 받은 뒤에는 경제안보에 방점을 둔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기도 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총리 후보자는 “코로나19 대응과 대응과정 속에서 경제, 특히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말할 것도 없다. 또 세계적 부품산업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물가도 상승, 우리 민생을 더 어렵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미국·중국, 미국·러시아 등 강대국 간 전략적 경쟁, 북한의 잇따른 핵과 탄도미사일 도발 등이 우리나라에 큰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한 총리 후보자 판단이다.

한 총리 후보자는 “이러한 경제와 안보가 하나로 뭉쳐서 굴러가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주는 어려움은 세계화 개방, 시장경제를 다소 변경시켜야 하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면서 “국정 운영에 있어서 세밀하게 대응해야 한다.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을 위해 국익중심 외교, 강한 국가를 위한 자강노력을 매우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