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65〉세계 3대 해양강국 도약을 위한 제언

한태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총장
<한태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총장>

바다는 인류가 필요로 하는 자원을 무궁하게 제공하면서 인류에 닥친 식량, 에너지,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16세기 포르투갈, 17세기 네덜란드·스페인, 18세기 영국이 경제 대국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해양의 지혜로운 이용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해양 면적이 육지의 4.3배인 바다의 나라다. 국민의 해양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은 어느 나라보다 높다. 조사에 따르면 국민 92.6%가 해양과학기술이 국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해양산업과 국가 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91.3%에 이른다. 해양과학기술이 연간 62조원 해양생태계 가치와 함께 미래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역량과 품격을 갖춘 해양 선도국가 실현'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해양수산 관련 지식인 1000명은 '세계 3대 해양강국실현'이라는 비전과 11대 실현 목표를 공약으로 건의한 바 있다. 세계 주요해양국 정책도 국내에서 추진하는 내용과 크게 다름없이 '해양주권 강화, 해양산업 경쟁력 강화,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및 디지털 전환 대응, 해양자원 활용 및 보전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향하고 있다.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술이 국민 편익과 국가 위상 제고를 시현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능동적이고 신속한 대처와 무한 진화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 구축이 절실하다. 해양과학기술 정책, 교육 및 인재 양성, 해양산업 진흥,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해양과학기술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컨트롤타워(가칭 '국가 해양과학기술자문회의')를 대통령 또는 해수부장관 직속으로 설치해 미국OSTP(미국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정책국)와 유사한 기능과 권한을 주었으면 한다. 해양을 중심으로 과학기술·환경·교육·산업·안전·건설 분야의 세계적 국내외 석학 및 산·학·연·관 전문가들에게 국가 해양과학기술 예산의결 및 집행 권한을 주고 정책과 연구개발(R&D) 사업의 전략 및 액션플랜 구축, 사업 성과에 대한 정밀 진단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유망기술 발굴을 민간이 주도하게 하고, 사업비도 중앙과 지방에 균등분산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 산학연 전문가협의회 기능을 강화하되 민주적이고 문턱이 낮은 조직문화를 조성해서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정책 개선에 참여하고 중지를 모을 수 있는 오픈 사이언스 플랫폼도 장려돼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둘째 미래 해양인재 양성과 교육을 위해 인재 유형별 양성계획과 혁신성장 분야 등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 특성화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전체운영비에서 5% 이상으로 확대하고, 청년 해양과학기술인 육성을 위한 연구장려금 증액 및 젊은 과학자 연수·교류를 지원하고 박사후연구원 근로 환경 보장과 특히 이공계 연구자가 정부 부처에서 정책 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채널이 마련됐으면 한다.

셋째 해양산업 관련 중소·벤처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도록 국가 R&D 지원을 기업 유형과 성장 단계 맞춤형으로 개편하고, 다양한 부문의 주체 간 유기적 연계가 가능하도록 글로컬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속적 모멘텀을 창출할 수 있는 수준으로 펀드 예산을 증액하며, 기술특례보증 등 촉진사업도 효과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블루카본, 탄소 중립, 해양자원탐색 및 고부가가치 창출 부문에서 우리가 부족한 기반 기술인 바이오프로스펙팅·그린바이오파이너리 등과 같은 추격형 기술의 경우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선진기술 도입 및 이를 '우리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부산·인천·여수·동해 등 지역 간의 경계를 허물고 세계화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추구하는 혜안을 가졌으면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아픔을 통해 배운 소중한 교훈은 세계는 하나이고 언제나 어디서나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외국 정부 관리나 연구소, 대학, 산업체 등 주요 인사를 초청해 인적 네트워크 구축하고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사고와 기술 도입이 유연해지고, 자주적·독창적 기술 발전 기회가 확장될 뿐만 아니라 상호신뢰 기반의 글로벌 공조체제로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위상과 국익이 존중받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3대 해양강국을 꿈꾸는 시점에 서 있다. 이런 때 선조가 물려준 '실사구시 이용후생'(實事求是 利用厚生) 정신의 유산으로 무장해서 플랫폼에 기반을 둔 체계적이고 세밀한 정책, 합리적인 전략과 대범한 실행력으로 현재를 개선해 나가면 우리가 꿈꾸는 '블루 오션'을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한태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총장 taejun.han@ghent.ac.k